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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LG화학과 ‘전면전’...“근거없는 비방 법적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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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y 03, 2019, 10:05:32

LG화학이 美 ITC에 제소하자 맞불..“경쟁사 기술 필요없어”
인력 빼가기 주장도 반박..“공개 채용에 자발적 지원한 것”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가 근거없다며 향후 법적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LG화학은 인력을 빼가는 방법으로 배터리 핵심 기술을 가로챘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배터리 개발기술 및 생산방식이 다른 데다 핵심 기술력 자체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므로 경쟁사의 기술이나 영업비밀이 필요없다”고 밝혔다. LG화학이 주장하는 ‘빼오기’ 식으로 인력을 채용한 적이 없고 모두 자발적인 의사라는 입장이다.

 

이어 “LG화학이 근거없이 비신사적으로 SK이노베이션을 깎아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 등 엄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LG화학의 비방으로 발생한 국내 업체 간의 분쟁이 한국 기업들의 평판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고 30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전지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2017년을 기점으로 LG화학의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됐다는 주장이다.

 

LG화학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2년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대거 빼갔다. 특정 자동차 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력들도 다수 포함됐다.

 

이 같은 LG화학의 주장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의 영업비밀이 필요없다”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 1996년부터 배터리 개발에 조 단위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경쟁기업과 설계와 생산 기술 개발 방식의 차이가 크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LG화학이 제기한 ‘인력 빼오기를 통한 영업비밀 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의 배터리 기술력이 LG화학과 다르다는 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배터리 핵심소재 하나인 양극재 기술을 해외 업체로부터 들여오는 LG화학과는 달리 국내 파트너와 양극재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방식을 통해 성장해 왔다는 설명이다.

 

또한 생산 공정방식에서도 LG화학은 전극을 쌓아 붙여 접는 방식이지만 SK이노베이션은 전극을 먼저 낱장으로 재단 후 분리막과 번갈아가면서 쌓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접착공정을 없애 생산단계가 줄어 성능과 마진에서 기술적 우위를 갖췄다는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국내외 배터리 업계 중에서 유일하게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기술과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차별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따라서 경쟁사 인력을 빼와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해 사업을 성장시켰다는 주장은 근거없는 허위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인력 빼가기’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LG화학에서 이직해 온 인력들은 회사가 먼저 접촉해 채용한 것이 아니라, 공개채용을 통해 자발적으로 지원한 후보자들 가운데 선발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보도자료를 통해 제시한 문건은 지원자들이 업무성과를 입증하기 위해 정리한 자료일 뿐, 자사의 기술력을 감안할 때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업무성과를 입사서류에 넣는 것은 경력직 채용 시 일반적인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LG화학이 5명의 전직자에 대한 법원 판결을 영업비밀 침해와 연결시켜 주장하는 것도 사실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직자들이 LG화학과 맺은 ‘2년간 전직금지 약정 위반’에 대한 판결인데도 영업비밀 침해와 연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이번 제소를 경쟁사에 대한 ‘견제’로 해석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2011년에도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제조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3년 뒤 서울지방법원은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계 모두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공동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에 이런 식의 경쟁사 깍아 내리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될 것”이라며, “경쟁사가 비방을 멈추지 않는다면 고객과 시장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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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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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는 왜 아침에 햄버거를 팔지 않을까?

맥도날드는 왜 아침에 햄버거를 팔지 않을까?

2025.09.10 06: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이따금 밥 먹을 시간조차 내기 어려울 만큼 바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햄버거입니다. 싱글 패티·플레인 기준으로 햄버거는 피자나 치킨, 도넛 등 다른 패스트푸드 대비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 나름 고르게 분포한 편입니다. 이는 한 끼 때우는 수준을 넘어 ‘든든한’ 식사로 여겨지는 근거가 되곤 합니다. 특히 24시간 운영하는 곳이 많은 맥도날드는 ‘시간이 뜰 때’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일종의 안식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침에는 맥도날드 햄버거를 볼 수 없습니다. 정확히는 아침 전용 메뉴 ‘맥모닝’만 팝니다. 아침에도 햄버거를 팔면 매출에도 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맥도날드는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버거와 맥모닝 조리 시스템 달라”..운영 효율 위한 결정 한국맥도날드는 메뉴를 아침 시간대(맥모닝·새벽 4시~오전 10시 30분)와 일반 시간대(맥모닝 이외 시간)로 나눠 운영합니다. 맥도날드는 1988년 압구정점 1호점을 열며 한국에 진출한 이후 2000년 시범 판매를 거쳐 2006년부터 아침 전용 메뉴인 맥모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맥모닝 시간에는 맥머핀, 핫케익, 치킨 스낵랩, 해시 브라운 등 맥모닝 전용 메뉴만 팝니다. 단품 가격은 2800~5200원, 세트 가격은 4400~6200원입니다. 이 시간에 햄버거나 후렌치 후라이, 맥너겟 등은 주문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일반 시간대에는 맥모닝 메뉴를 제외한 빅맥, 맥스파이시 등 햄버거류를 판매합니다. 운영 시간과 품목은 요일이나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메뉴를 아침과 일반 시간대로 구분하는 정책은 전 세계 맥도날드의 공통점입니다. 아침에 맥모닝만 취급하는 이유는 조리 시스템과 운영 효율, 포지셔닝 전략이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무엇보다 햄버거용 그릴·재료 준비와 맥모닝 조리 시스템이 다릅니다. 미국 맥도날드 '종일 조식' 5년 만에 중단..“공간 부족 문제 심화” 메뉴 이원화 정책을 깨려는 시도가 과거에 없었던 건 아닙니다. 미국 맥도날드는 지난 2015년 맥모닝 마니아들의 요구에 맞춰 ‘올데이 브렉퍼스트’를 도입하고 등 아침 메뉴를 시간과 상관 없이 하루 종일 팔기 시작했습니다. ‘종일 조식’ 정책은 초반 매출과 소비자 만족도 상승을 이끌며 성공을 거두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5년 뒤 해당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맥도날드 주방에는 유니버셜 홀딩 캐비닛(UHC)이라는 장비가 있습니다. 주문 즉시 버거를 조립할 수 있도록 조리 완료된 패티, 치킨, 해시 브라운 같은 단품을 따뜻하게 보관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 칸으로 나뉘어 있어 각각 온도 설정이 가능합니다. 몇 분~수십 분 단위로 관리하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폐기합니다. 올데이 브렉퍼스트가 자리 잡지 못한 배경으로 UHC 공간 부족과 복잡한 조리 과정이 꼽힙니다. 이미 점심·저녁용 패티와 치킨으로 UHC가 가득 찬 상황에서 계란 패티·해시 브라운 등 아침 메뉴까지 보관하려니 한계가 있었던 겁니다. 다양한 재료를 동시에 준비·조리하면서 서비스 속도가 느려졌고 주문 실수가 잦아진 것도 문제였습니다. 인력 배치와 폐기율 증가에 원가 부담도 늘었습니다. 미국 음식 정보 플랫폼 ‘테이스팅테이블’이 올해 2월 게재한 ‘왜 맥도날드의 올데이 브렉퍼스트는 사라졌을까’ 기사에 따르면 마이크 하라치 맥도날드 전 법인 셰프는 “올데이 브렉퍼스트의 문제는 점심이나 저녁 서비스를 위해 쓰일 주방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이라며 “UHC, 프라이어, 토스터, 필요한 빵의 양 등 모든 요소가 겹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맥도날드 입장과도 일치합니다. 맥도날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가 올데이 브렉퍼스트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는 UHC가 거의 종일 꽉 차 있기 때문이다. 아침 메뉴와 일반 메뉴를 함께 보관할 공간이 없다는 뜻”이라며 올데이 브렉퍼스트를 중단하는 목적이 운영 효율과 속도 개선에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즉 '종일 조식'은 대부분의 가맹점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운영이 복잡했던 겁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올데이 브렉퍼스트가 중단된 2020년은 코로나19로 맥도날드 주가가 17% 하락하는 등 매장 부담이 심화하던 시기와 맞물립니다. 결과적으로 다시 아침 한정 메뉴로 회귀한 이 사례는 햄버거와 아침 메뉴를 동시에 운영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한국맥도날드 "글로벌 전략 동일"..맥모닝 예외 매장도 있어 국내 메뉴 운영도 글로벌 전략을 따릅니다. 한국맥도날드는 매장 규모와 인력 여건을 감안할 때 버거와 맥모닝을 같이 운영하면 주방이 혼잡해지고 직원에게 과부하가 걸려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출근 시간대에는 빠른 조리와 테이크아웃 수요가 많은 만큼 메뉴를 단순화해 대응한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한국맥도날드가 보유한 전국 398개 매장(2024년 기준) 가운데 양주휴게소 DT(드라이브스루)점과 마장휴게소점는 아침에도 핫케익, 맥머핀 등 맥모닝 전용 메뉴를 팔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매장은 맥모닝 시간대에도 일반 시간대처럼 햄버거류를 판매합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글로벌 가이드라인 상 아침에는 맥모닝을 파는 게 기본적이지만 상황에 따라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과거 군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역점에서도 아침에 버거를 판매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서울역점은 2022년까지 아침 시간에도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불고기버거 시리즈 등 일반 메뉴를 맥모닝 메뉴와 함께 팔았습니다. 서울역점은 맥모닝 메뉴와 햄버거를 같이 먹을 수 있는 드문 매장이었으나, 2023년부터는 맥모닝 시간대에 버거류를 팔지 않고 있습니다. 경쟁사들도 뒤따라 아침 메뉴를 도입하고 나섰습니다. 롯데리아는 오전 4시부터 10시30분까지 전국 약 200개 매장에서 아침 메뉴 ‘리아모닝’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버거킹은 오전 4시~11시 사이 아침 메뉴로 ‘킹모닝’을 운영 중입니다. 맘스터치도 안양 석수역DT점, 제주 오라이동 DT점 등 2곳에서 ‘맘스모닝’ 메뉴를 팔고 있습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아침에도 햄버거를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많으면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할 수는 있겠지만 아침에는 아침에 어울리는 메뉴를 판매함으로써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전략이 글로벌 맥도날드의 가이드라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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