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 용량과 성능은 키우고 크기는 줄여 생산성을 높인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낸드플래시를 고객사에 전달해 검증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가 1테라비트(Terabit) QLC(Quadruple Level Cell) 제품을 개발해 주요 SSD(Solid State Drive) 컨트롤러 업체에 샘플을 출하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제품은 현재 양산 중인 세계 최초 96단 CTF(Charge Trap Flash) 기반 4D 낸드 기술에 자체 QLC 설계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 포트폴리오를 96단 기반 1Tb QLC 제품까지 확대하고 차세대 고용량 메모리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Cell)이 저장되는 비트(Bit) 수에 따라 용량이 늘어난다. QLC는 4bit가 들어간다. 기존 제품들과 같은 면적에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QLC 기술로 1테라비트를 구현하려면 손톱 크기 칩에 셀 2748억 개 집적과 QLC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
4D 낸드플래시는 기존 3D 낸드의 CTF와 PUC(Peri. Under Cell) 기술이 결합한 제품이다. 3D가 아파트처럼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집적도와 용량을 높였다면, 4D는 셀 옆에 있던 주변 회로(Peri)를 셀 아래로 옮겨 공간 효율성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웨이퍼당 생산되는 칩 숫자를 늘릴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3D 기반 QLC보다 90% 이하로 면적을 줄인 이 제품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4D 낸드의 작은 플레인(Plane) 크기를 활용한 4플레인 구조를 적용했다. 플레인은 칩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셀과 주변부 회로다. 이를 2개에서 4개로 늘려 데이터 처리성능(Data Bandwidth)을 2배로 증가시켰다.
기존에는 2개 플레인에서 32킬로바이트(KByte) 데이터를 동시 처리했지만 이 제품은 64킬로바이트까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보다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SSD용 컨트롤러와 낸드 스토리지 디바이스를 개발·판매하는 업체에 최근 샘플을 보냈다. 대만 실리콘모션(Silicon Motion)의 월리스 코우(Wallace Kou) CEO는 “제품은 엔지니어링 샘플임에도 소비자용 SSD에 필요한 신뢰성, 성능을 만족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QLC용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과 컨트롤러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비트 수가 높아질수록 안정성은 떨어지는 낸드플래시를 보완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SK하이닉스는 “솔루션 출시는 향후 고객 수요에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나한주 SK하이닉스 낸드개발사업전략담당 상무는 “기업용 QLC 수요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내년 이후부터 QLC 기반 SSD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특히 16TB(테라바이트) 이상 솔루션으로 고용량 기업용 SSD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QLC 비중은 올해 3%에서 2023년까지 22%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기업용 SSD는 용량(GB) 기준으로 지난해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47.9% 성장하며 HDD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