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 풀무원이 최첨단 김치공장을 완공하고, 글로벌 김치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김치세계화’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풀무원(대표 이효율)은 지난 24일 전북 익산시 왕궁면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 ‘글로벌김치공장’ 준공식을 갖고, 한국 고유의 프리미엄 김치를 직접 생산해 미·중·일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공장 준공식에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이춘석 국회의원, 조배숙 국회의원, 송하진 전북도지사, 정헌율 익산시장, 조규대 익산시의회 의장, 김동원 전북대 총장, 박맹수 원광대 총장,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 회장, 윤태진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이사장과 풀무원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해 풀무원 김치의 해외진출을 축하했다.
풀무원은 1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내에 연면적 3만 329㎡(9175평)에 지상 3층의 김치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해당 공장은 포기김치부터 맛김치·백김치·깍두기·섞박지 등 다양한 한국 고유의 프리미엄 김치를 하루 30t, 연간 1만t 이상 생산할 수 있다.
풀무원측은 해당 공장이 수출용 김치공장으로는 가장 최신 공장이며,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김치수출량은 2만8000여t이라고 설명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준공식에서 축사를 통해 “한국의 김치는 세계 68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푸드가 됐다”며 “풀무원의 바른기업 이미지와 초현대식 김치공장을 통해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김치를 생산해 대한민국 김치의 자존심을 지키고 김치산업이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효율 풀무원 총괄CEO는 당일 행사에서 “풀무원은 1987년부터 한국최초의 김치박물관을 30여 년간 운영해온 소명의식과 노하우를 가지고 이번에 김치세계화라는 새로운 글로벌도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유통망을 통해 외국김치와는 전혀 다른 차별화된 한국 고유김치를 미국·중국시장을 넘어 일본·동남아·유럽까지 확장해 글로벌 NO.1 김치로 성장시켜 김치종주국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괄CEO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 1991년부터 해외사업을 전개해온 글로벌역량을 기반으로, 한국 김치를 미국 유통채널인 월마트에 입점, 판매를 개시한 바 있다. 또, 중국에서는 O2O 신흥강자인 알리바바의 허마센셩과 회원제 유통채널인 샘스클럽에서 김치를 판매중이다.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은 IoT(사물인터넷)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팩토리(공장)’이다. 발효식품인 김치는 제조 과정 중 맛이 계속 변해 고객이 원하는 숙성도에 맞춰 출고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인데, 풀무원은 김치발효과학 연구와 첨단 기술로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공장은 노동집약적인 기존 김치공장과 차별화해 재료 입고부터 포장·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절임부터 포장까지 전 제조과정에 IoT 센서와 IP카메라를 설치해 온도·습도·염도 및 제조 현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균일한 맛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됐다.
또,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술로 재고관리까지 실시간으로 해, 미국·중국·일본 등 각 수출국의 배송 시간을 고려한 최적의 숙성도로 김치를 출고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은 “김치사업을 ‘한국식(食)문화업(業)’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며 “한국의 김치와 김장문화를 계승발전하기 위해 1987년부터 김치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1999년 OEM으로 김치사업을 시작했으나 자체 공장을 지어 직접 김치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번 직접생산을 계기로 풀무원은 1991년부터 진출해 사업기반을 다져온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일본 등 해외에 확보한 유통망을 활용, 현지시장을 적극 뚫어 한국 김치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풀무원이 2016년 미국 두부 1위 브랜드인 ‘나소야’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풀무원 김치를 ▲월마트 ▲퍼블릭스 등 대형유통매장에 보급해, 미국 메인스트림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풀무원은 성공적인 ‘김치세계화’를 위해 외국에서 생산하는 김치와 다른 맛 좋고 차별화된 고급김치를 생산하는 ▲프리미엄 전략, 최고수준의 품질과 위생안전을 자랑하는 ▲김치 과학화, 균일한 맛을 내기 위한 ▲표준화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프리미엄 전략’은 김치 고급화와 차별화를 위한 것으로 ‘씨앗유산균’이 풍부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의 김치를 새로 개발했다. 글로벌 김치시장에서 중국산 저가김치, 유산균이 거의 없는 일본 ‘기무치’나 ‘살균 김치’와 차별화하기 위한 포석이었다고. 김치 발효 노하우가 없는 외국의 일부 공장은 김치를 살균해 유산균이 없는 상태의 김치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씨앗유산균’은 풀무원이 자체 개발해 특허 받은 유산균이 포함된 복합유산균으로 김치에 시원한 감칠맛을 더해주는 ‘만니톨(Mannitol)’ 성분이 많이 생성되고 톡톡 터지는 청량감을 준다. 풀무원은 수출에 앞서 씨앗유산균으로 만든 ‘풀무원 톡톡김치 7종’을 지난 4월 국내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정비했다.
풀무원은 또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김치과학화 전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풀무원측은 “글로벌김치공장은 선조들의 지혜인 김장독 원리를 구현한 최고 수준의 김치 발효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김장독 쿨링시스템’으로 겨울철 냉기와 대지의 온기를 순환시켜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주는 ‘김장독 발효 원리’가 구현됐다. 유산균이 풍부해 아삭하고 시원한 김치의 특장점을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풀무원에 따르면 위생관리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중이다. 예컨대 공장 바닥에 물기가 거의 없어 장화를 신지 않는다. 자동화 설비 덕분에 공장 바닥에 물이 흐르지 않아 세균 번식까지 차단한다는 것. 또, 김치 제조 과정에 금속검출기와 X-Ray가 설치돼 실시간으로 금속 검출이 가능하다.
‘표준화 전략’도 이어지고 있다. 김치는 발효식품 이므로 제조 과정의 표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균일한 맛을 내기 매우 어렵다.
이에 풀무원은 IoT(사물인터넷)기술을 적극 도입해, 절임부터 포장까지 전 제조과정에 센서를 달아 온도·습도·염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각 제조과정에 최적화된 온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과발효를 방지하고, 실시간 염도 측정으로 김치의 짠맛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 이번 글로벌김치공장에는 썰기·절임·세척·양념·포장·운반까지 전 제조과정에 자동화 라인이 구축됐다. 수출용 김치 중 가장 핵심 품목인 맛김치를 포함해 백김치·깍두기·섞박지 등은 완전 자동화 생산된다.
박은영 풀무원식품 김치사업부장은 “풀무원은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NO.1 두부기업으로 글로벌 식품 빅마켓에서 다져온 유통노하우와 역량이 있다”며 “한국 교민시장이 아닌 미국·중국·일본의 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하고 풀무원 김치를 글로벌 NO.1 제품으로 만들어 진정한 김치세계화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김치수입 확대에 대응하고 국산김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발표한 ‘김치산업 육성 방안’에서 국산김치의 품질·안전 차별화를 통해 김치수출을 9750만 달러에서 1억 2000만 달러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9750만 달러(약 1100억원), 수입액은 1억 3821만 달러로 약 4071만 달러 무역수지 적자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입 김치 중 99%는 저가형 중국산이며, 수출입김치를 물량으로 따지면 수출은 2만 8197t, 수입은 29만 742t으로 수입량이 10배 이상 많다.
한편, 풀무원은 지난 1987년부터 한국 최초의 식품박물관으로 서울에서 유일한 김치박물관인 ‘뮤지엄김치간’을 33년째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삼성동 코엑스에서 인사동으로 옮겨 ‘뮤지엄김치간’으로 재개관해 한국의 대표 식문화로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김장문화 ▲김치의 우수성 ▲김치의 역사와 전통을 알리고 있다.
풀무원 김치박물관은 2015년 미국 CNN이 선정한 ‘세계 11대 음식 박물관’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고, 2017년 미국 글로벌 매거진 엘르데코(ELLE DECOR)는 ‘세계 최고의 음식박물관 12곳’ 중 하나로 소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