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가 자동차보험을 직접 판매하겠다고 발표하자 현대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같은 국내 제조업체도 자동차보험을 운영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행법상 제조업체는 대주주적격성심사를 거치면 보험업을 직접 영위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업 진출에 소극적인 국내 제조업체들의 모습을 볼 때 아직 시장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험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자사 고객들은 테슬라의 보험자회사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선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전 지역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기존 보험사보다 20~30% 낮은 보험료로 보험가입을 제공할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제조업체는 안전설비에 관한 자료 등 차량과 관련된 잠재적 위험에 대해 기존 보험사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 이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테슬라와 달리 아직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선 직접 보험업을 하는 곳이 없다. 보험시장이 포화돼 있어 진출할만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하주식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현행법에서는 제조업체의 보험업 영위를 규제하지 않고 있다”며 “한 회사가 여러 보험사를 운영하는 것은 인가받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대주주적격성을 갖춘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진행한 보험업 경쟁도평가 결과 보험산업은 대체로 경쟁도가 높은 시장에 해당됐다”며 “당장은 제조업체 입장에서 큰 메리트가 있는 시장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완성차 업체도 여지는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현재 금융당국의 본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캐롯손해보험에 5.1% 지분을 참여한 상태다. 캐롯손보는 인터넷전문보험사로 빅데이터, AI 등 신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개념의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든 분야에서 업권 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캐롯손보를 보더라도 제조업체가 보험사 운영에 관심이 전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향후 보험시장에 매력을 느낀다면 언제든지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