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자율주행 센서가 부착된 검은색 현대 제네시스 G80 차량이 서울 강서구 LG마곡사이언스파크 주변을 2.5㎞가량 운전자 보조 없이 달리는 시연을 했다. 차량, CCTV 등 도로 위 사물을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연결하는 ‘5G-V2X’ 기술이 바탕이 됐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도로에서 발생하는 위험 상황을 모든 차량에 전달해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차들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는 셈이다. 도로 통제 때문에 시연이 지연되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자율주행차가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보다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는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LG유플러스가 진행한 자율주행 시연은 차량과 사물이 통신하는 5G-V2X 기술이 핵심이다. 이번 시연에서는 지난 3월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ACE Lab과 진행한 5G 기반 도심도로 자율주행 실증에서 더 나아가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적용됐다.
운전석에 LG 직원이 탑승하긴 했지만 운전대를 잡지 않고 가속 조작도 하지 않았다. 차량이 자율주행 상태로 약 15분 동안 움직이며 무단 횡단 보행자나 긴급 차량 등장, 전방 사고 상황 발생 시 대응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원격에서 지켜봤다.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차량으로 출근하는 과정을 상정하고 시연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원격 호출이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주차된 차량을 사람이 있는 위치로 불러오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시연이 15분가량 중단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최순종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장 상무는 “사전에 경찰서 협조를 받아 시연 도로를 통제하려 했으나 확보되지 않아 자체적으로 통제 요원을 재배치하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기술적 문제는 아니고 상황적 문제로 지연됐다”고 말했다.
시연이 재시작한 뒤에는 예정된 시나리오가 순차적으로 나타났다.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가정하고 마네킹이 갑자기 나타나자 차량이 급정거했다. 이어 뒤쪽에서 앰뷸런스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오자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줄였다. 멀리서 위험 구간 등 특이 사항을 발견하면 경고 메시지가 나왔다.
이날 실증된 시나리오는 모두 차량 운전자나 차량에 설치된 자율주행 센서만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상황들이다. 도로에 있는 CCTV와 다른 차량에서 얻은 교통 정보를 관제 센터에서 취합해 각 차량에 전달하는 5G-V2X로 구현한 시스템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개인의 운전실력이 사고를 판가름하는 지금보다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멀리서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처럼 인간 인식범위를 벗어난 잠재적 위험 상황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연은 정해진 시나리오를 따르는 과정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일반 도로에 완전히 노출된 상황은 아니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5G-V2X 자율주행이 아직 시작 단계라는 사실도 이번 시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자율주행은 물리적인 통신 거리를 줄이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등 네트워크 인프라와 다이내믹 맵, 고정밀 측위 플랫폼이 동원됐기에 가능했다. 이종 산업 간 협력과 막대한 투자가 병행돼야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주식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 부사장은 “자율주행은 한두 개 기술로 실현되는 게 아니다. 다양한 회사, 전문기관, 단말 회사 등에 통신회사가 도움 받는 것”이라며 “LG유플러스는 플랫폼과 통신과 콘텐츠, 연동 등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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