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LG화학이 지속가능경영 측면에서 인권 침해·환경 문제가 발생하는 코발트 등 분쟁 광물 공급망 투명화에 나선다.
LG화학은 21일 글로벌 협의체 ‘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를 위한 연합(RMI·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에 가입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내 배터리 기업중 최초다.
RMI는 배터리 원재료와 분쟁광물 원산지를 추적하고 생산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글로벌 협의체다. 아프리카와 남미 등 분쟁지역에서 채굴되는 금, 주석, 탄탈륨, 텅스텐 등 4대 분쟁광물과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로 인한 노동 착취·환경 오염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2008년 설립됐다.
현재 폭스바겐, 르노, 애플 등 글로벌 자동차·정보기술(IT) 기업 380여 곳이 가입해있다. LG화학은 이들 기업과 원재료 공급망 내 사회적, 환경적 이슈를 해결할 공조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또한 분쟁 지역에서 인권, 환경 문제를 발생시키는 고위험광물 원산지, 공급망과 관련된 정보도 받는다.
LG화학은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RMI에 가입한 이유는 고위험 광물의 윤리적 구매 등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가 세계적으로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트폰,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코발트는 최근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채굴과정에서 아동 노동으로 인한 인권 침해와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RMI 회원사는 매년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를 주제로 정례 콘퍼런스를 연다. 공급망 관리가 취약한 고위험 협력사를 조사해 개선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를 바탕으로 자체 공급망 실사와 협력업체 개선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기업에 핵심 경쟁력은 지속가능성에 달려 있다”며 “환경과 인권을 고려한 투명한 공급망은 LG화학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최근 분쟁광물로 인한 인권·환경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투명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은 오는 2021년부터 분쟁광물 등 고위험군 광물에 대한 지속가능한 구매와 공급망 관리를 의무화한 OECD 공급망 가이드를 법제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코발트를 포함한 원재료에 대한 투명한 공급망 정보 공개와 제3자 실사를 요구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지난 7월부터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지속 가능 등급제를 도입했다.
한편 LG화학은 지난 8월 전 세계 배터리 원재료 협력회사에 지속가능경영 평가항목을 도입해 정기평가를 했다. 또한 미국 IBM, 포드, 중국화유코발트, 영국 RCS 글로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으로 코발트 공급망을 추적하는 기술을 시범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