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현대자동차가 기존 완성차 제조사의 한계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합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하늘자동차’를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인데요. 20년 뒤 약 1800조 원 규모로 커질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입니다.
정 수석부회장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7일(현지시각) 개막한 CES(국제가전박람회)에서 UAM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력은 인류가 꿈꿔온 ‘이동성의 혁신’을 구체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입니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은 “우버와의 협력 등을 토대로 인간의 이동을 자유롭게 할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이동의 한계를 재정의해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시간을 선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코스로샤히 CEO는 “현대차의 대규모 제조 역량은 우버 앨리베이트에 커다란 진전을 가져다 주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자동차 산업 경험과 하늘을 향한 우버의 플랫폼이 맞물리면 전세계 도시에서 저렴하면서도 원활한 교통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는 우버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PAV(개인용 비행체)를 개발할 계획인데요. PAV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 등을 통합해 향후 ‘UAM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입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래기술인데요. 하지만 도심에 하늘길이 열리는 날은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게 현대차의 메시지입니다. 현재 전 세계 약 200여 개 업체들이 PAV 제작과 UAM 사업에 뛰어들었고, UAM 시장 규모도 천문학적으로 커질 전망입니다.
UAM은 거대 도시화로 급격히 저하되고 있는 이동 효율성 문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모빌리티 업계의 패러다임을 대전환시킬 혁신 사업으로 꼽힙니다. 도로에서 낭비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교통사고, 환경오염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교통정보분석기업인 인릭스는 2018년 미국 운전자들이 교통정체로 도로에서 불필요하게 허비한 시간을 연평균 97시간으로 추산했는데요. 금액(기회비용)으로 환산하면 1인당 1348달러(약 157만원), 미국 전체적으로는 총 870억 달러(약 100조원)에 달합니다.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하기 원하는 현대인들의 니즈에 맞춰 UAM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UAM 시장은 2040년까지 1조 5000억 달러(176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기존 자동차에서 벗어나 UAM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인데요. 정 수석부회장은 반세기 넘게 이어온 도로 위에서의 도전을 하늘길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앞서 현대차는 ‘2025 전략’을 통해 PAV, 로보틱스 등으로 제품 사업군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맞춰 지난해 9월에는 UAM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사업부’를 신설하고, 사업부장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신재원 UAM사업부장 부사장은 “우리는 UAM이 도시 공동체를 활성화시키고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버 엘리베이트는 우리의 혁신적 PAV를 가능한 많은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PAV 콘셉트 모델인 'S-A1'를 실물크기로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S-A1은 현대차 전시 부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현대차의 전시관에는 PAV 콘셉트 외에도 PBV 콘셉트 모델인 'S-Link'와 Hub 콘셉트 'S-hub'도 전시돼 있습니다. 특히 관람객들은 전시관에 마련된 VR 체험공간에서 PAV 탑승 시 경험할 수 있는 광경을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