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영욱 기자ㅣ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Korea’를 의미하는 팁스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종사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꽤 많이 알려진 이름입니다. 하지만 역시 대다수의 스타트업이라는 분야도 생소한 분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단어이기도 합니다.
2013년 중소벤처기업부(당시 중소기업청)에서 창업지원사업 모델의 고민으로부터 시작한 팁스(TIPS)는 특히 ‘기술 기반’의 창업을 염두해 둔 분들이라면 그리고 스타트업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창업팀당 최대 10억원 지원이 가능하다는 부분은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스타트업에는 가장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여기에 과제 수행에 실패하더라도 성실 수행 판정을 받으면 기술개발자금에 대한 상환부담이 없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이라고 알려진 팁스(TIPS)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기술인큐베이터프로그램(Technological Incubators Program, 이하 TI프로그램)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기술창업
이스라엘은 협소한 국내시장, 척박한 자연환경, 주변국과의 긴장관계 등 열악한 조건하에서도 그들이 가진 강점인 우수한 과학기술인력과 유대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상적인 기술창업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정부주도로 R&D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면서 3개의 대학과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국가 간 산업연구개발 프로그램(Bi-national Industrial R&D program)을 통해 미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와의 R&D 협력을 추진하였다. 1985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민간 R&D 보조금법을 제정하면서 민간 R&D 활동을 지원하고 미국 나스닥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이후 1991년에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기 위하여 기술인큐베이터프로그램(Technological Incubator Program: 이하 TI 프로그램)을 추진하였으며 1993년에는 벤처캐피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요즈마 펀드를 조성하였다. TI 프로그램은 2002년, 요즈마 펀드는 1998년에 민영화시켜 정부에서 민간으로 주도권을 이전시켰다.
– 이스라엘의 기술인큐베이터프로그램(Technological Incubator Program)의 특징과 시사점 / 배영임 중소기업책임연구원 글 중에서 발췌 –
1991년을 기점으로 이스라엘은 농업국에서 창업국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맞게 됩니다. 당시 소비에트연방(Soviet Union. 이하 소련)의 대통령이자 지도자였던 미하일 세르게예비치 고르바초프(Михаи́л Серге́евич Горбачёв)는 12월 25일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소련 지도부를 해체했으며, 소련의 핵무기 발사시스템을 포함한 전권을 러시아의 대통령 보리스 니콜라예비치 옐친(Борис Николаевич Ельцин)에게 승계합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26일 소비에트(러시아 제국의 노동자·농민·인민들의 민주적 자치 기구. 일종의 평의회)는 모든 소비에트 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며 독립국가연합(CIS) 수립을 허용하는 142-H선언을 발표하고 이로써 소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가 일어납니다.
당시 소련에 있던 수많은 유대인 출신의 과학자, 기술자, 의사 등 과학기술인력은 일자리가 사라져버렸고, 시온주의(히브리어: ציונות, 영어: Zionism 시오니즘 또는 유대주의, 유태주의猶太主義, 유태복고주의猶太復古主義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에 입각한 약 75만명이 이스라엘로 돌아오게 됩니다. 당시 약 800만이 총인구인 이스라엘에게는 어마어마한 고급인력이 들어오는 계기가 되죠.
농업이 주 산업이었던 이스라엘은 이 인력을 위해 창업을 고민하게 됩니다.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것이 TIP(Technological Incubators Program) 프로그램. 그리고 2년 뒤인 1993년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요즈마 펀드(Yozma Fund)가 만들어집니다.
요즈마펀드Yozma Fund와 TI프로그램(Technological Incubators Program)
요즈마는 히브리어로 창의 · 독창 · 창업 등과 같은 뜻을 가진 단어로 요즈마펀드는 벤처 캐피털(venture capital, VC란 잠재력이 있는 벤처 기업에 자금을 대고 경영과 기술 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높은 자본이득을 추구하는 금융자본. 주로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경영이나 영업의 노하우 등이 없는 초창기의 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함)에 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자세히 설명하면 투자자들에게 이스라엘 정부가 펀드에 출자를 해줄테니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달라는 취지의 펀드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앞서 언급 했듯 당시에 이스라엘은 국가 규모가 작았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충분한 자금조성이 힘들었기 때문에 이 제안을 해외 투자자 및 투자회사에 하게 됩니다.
외국에 있는 투자자들에게 ‘당신들이 펀드를 만들때 우리(이스라엘 정부)가 절반 정도 돈을 대줄테니 그 펀드를 가지고 우리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투자를 좀 해달라’는 내용이었죠. 해외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펀드를 만드는데 돈을 대주겠다고 하는데 거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유대인이라고 하면 세계적으로 명석한 사람들이고, 또 이스라엘 정부가 담보해주니까 다른 유대인 가령 미국내의 자산가들은 이 펀드를 신뢰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스라엘에서 좋은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활성화가 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펀드 투자는 기본적으로 초기 벤처 창업을 하는 기업에는 투자하기 힘듭니다. 초기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을 해야 투자의 근거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정부는 TI프로그램을 도입합니다. 즉 세포를 배양하듯 아직 기업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창업가 및 창업팀을 위해 인큐베이터를 지정하고, 정부와 인큐베이터가 같이 스타트업을 만들어주는 사업이죠.
이 지원 사업은 2016년에 인큐베이터 인센티브 프로그램(Incubators Incentive Program)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지금까지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우수한 인력과 팀이 회사를 만들수 있도록 지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을 조성해 투자해주는 것. 이것이 이스라엘이 좋은 스타트업 회사를 만들수 있는 기반이 됐고 스타트업은 이스라엘 사업의 근간이 됐습니다. TI프로그램과 요즈마펀드는 이를 성공하게 한 가장 큰 핵심이었죠.
2002년을 기점으로 팁은 대대적인 전환을 맞습니다. 그전까지는 전세계의 모든 사업들이 정부와 소위 산하기관들이 주도하는 형태의 사업이었는데, 이 TI프로그램은 스타트업에 대한 1차 선발권을 민간으로 이양하게 됩니다. 이러한 정책의 변화로 사업은 한 번 더 도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