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메리츠화재가 오늘(26일)부터 인력 감축을 위한 희망퇴직 신청접수를 시작했다. 메리츠화재가 설립된 지 93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하는 희망퇴직이다. 3월 말이면 희망퇴직과 관련해 마무리 지어질 전망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와 이정일 메리츠화재 노조위원장은 지난 25일 오전 희망퇴직 조건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이날 이정일 노조위원장은 김용범 사장을 만나기 앞서 삭발을 감행하고 오전 미팅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희망퇴직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최대한 유리한 협상조건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사측에서는 희망퇴직 조건으로 퇴직금 외 최대 18개월치의 위로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사측과의 협의 끝에 최대 32개월치의 위로금과 자녀학자금 최대 1000만원의 조건을 더해 최종 합의했다.
메리츠화재 내부에서는 희망퇴직때문에 분위기가 뒤숭숭하지만, 조건에 대해선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메리츠화재 희망퇴직 조건은 지난해 대거 희망퇴직을 단행했던 대형 생보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규모와 순익여부를 따져봤을 때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훨씬 큰 것을 감안하면 손보업계 5위사인 메리츠화재의 희망퇴직 조건은 현실적으로 괜찮은 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희망퇴직 단행과 더불어 임원 연봉도 20% 삭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김용범 사장의 연봉 규모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 사장은 내달 20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어서 연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퇴직자 규모는 신청자의 수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사전에 회사가 받아든 경영컨설팅 결과는 500여명선이 적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메리츠화재 전체 인원은 2500여명이다. 희망퇴직 접수는 오는 내달 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