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승용차를 타고 빌딩 앞에 내린 A씨. 차를 정문 앞에 그대로 두고 건물로 들어선다. A씨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모바일 앱(App.)으로 근처 주차장을 찾는다.
앱 화면에서 빈 주차공간을 터치하자 승용차가 스스로 해당 장소로 이동한다. 횡단보도와 교차로 신호를 지키며 약 800미터를 이동한 승용차는 주차장 진입로의 차단기를 통과해 지정 받은 자리로 단숨에 들어간다. A씨의 모바일 앱에선 주차 완료를 알리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한 번쯤 꿈꿔본 ‘나만의 AI 운전기사’가 현실화됩니다. 이른바 ‘부르면 오고, 보내면 가는’ 인공지능 무인 차량 기술이 완성됐습니다.
LG유플러스(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LAB(선우명호 교수)’, 자율주행 솔루션기업 ‘컨트롤웍스(CONTROLWORKS)’는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 기반의 자율주차 기술을 공개 시연했습니다.
5G 자율주차는 자동차가 스스로 인근 주차장을 찾아가 빈 자리에 주차하는 일종의 ‘자율 발렛파킹(대리주차)’ 개념인데요. 통제되지 않은 도로와 공영 주차장에서 5G 자율 주행과 주차 기술을 연계해 선보인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입니다.
이번 시연은 지난해 10월 LG유플러스가 차량의 무인 원격호출 기술을 선보인 이후 약 1년 만입니다. 이를 통해 차량이 스스로 오고, 사람이 승차하면 자율주행을 하고, 하차하면 혼자서 주차장으로 이동해 주차를 하는 이른바 무인차 시대의 근간이 완성됐습니다.
◇ 차량-신호등 통신 기술(5G-V2X)로 신호인식 오류 ‘제로화’
이번 시연에는 지난해 선보인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이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에 탑재된 ▲5G 자율주행 기술뿐만 아니라 ▲실시간 주차공간 인식 솔루션, ▲5G 클라우드 관제 서비스 플랫폼이 더해졌는데요. 또 ▲모바일 앱(App.) 서비스를 연계해 운전자가 차량 조작·위치 파악을 손쉽게 하도록 했습니다.
공개 시연은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진행됐습니다. A1은 ‘YTN뉴스퀘어’ 건물에서부터 상암1공영주차장까지 약 800m 거리를 5분간 이동한 후 빈 주차공간에 자리를 잡고 스스로 시동을 껐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장면은 A1에서 내린 운전석 탑승자가 모바일 앱(App.)으로 5G 자율주차를 명령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치 극장 예매 시스템에서 빈 좌석을 선택하듯, 인근 주차장을 검색해 비어 있는 주차 공간을 터치하니 자동차가 스스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에는 총 5개의 횡단보도와 3개의 교차로를 만났습니다. A1은 신호등과 통신(5G-V2X)으로 소통하며 매 순간 주행을 지속할지, 제동을 시작할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했는데요.
카메라로 신호등 색상을 판별해 주행 여부를 결정하던 지난해 시연보다 진일보된 방식입니다. 눈·비와 같은 궂은 날씨나 빛의 굴절, 가로수 시야 방해 등으로 카메라 인식의 오차가 발생할 확률도 사라졌습니다.
주행 중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주행 환경 인식’ 기술이 핵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차량에 장착된 라이다(Lidar), 레이다(Radar) 센서 정보로 A1의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후·측방 차량의 차선변경과 갑작스러운 끼어들기에 안정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ACELAB) 교수는 “주행 이후에는 반드시 주차가 뒤따르는데, 그런 점에서 5G 자율주차는 지난해 선보인 자율주행의 넥스트 스텝입니다. 영화 속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주차하는 배트맨 자동차가 실제로 구현된 셈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기술을 통해 우리가 목적지에 도착했음에도 다시 인근 주차장을 알아보고, 거기에 들어가 또 빈 자리를 찾아 헤매고, 어렵게 주차를 한 후, 다시 목적지로 걸어오는 모든 번거로움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