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의 ‘건수제’ 전환이 사실상 철회됐다. 건수제가 금융당국의 이번 보험상품과 가격 자율화 방침에 역행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다만, 보험사마다 자율적으로 건수제 선택은 가능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를 현행 점수제로 해달라’는 건의에 대해 “계속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임 위원장은 “자동차보험 할인할증기준은 기본적으로 점수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되, 보험회사가 자율적으로 건수제를 선택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작년 8월 발표한 할인할증제도의 건수제 전환계획을 철회하겠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당시 2018년을 목표로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를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바꾸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유지되고 있는 점수제는 자동차 사고의 크기에 따라 점수를 부과하고 1점당 1등급씩 보험료를 할증하는 제도다. 반면 건수제는 사고의 크기여부와 관계없이 사고를 일으킨 횟수(건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증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당시 여러 공청회를 거치면서 작은 사고를 내더라도 자주 사고를 내는 운전자는 그만큼 사고위험이 높다는 논리로 건수제 도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10월부터 사고건수를 집적하기 시작해 2018년부터 건수제로 전화할 방침이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달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핵심은 보험상품과 가격에 대한 규제를 폐지하고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것”이라며 “할인할증 기준을 일괄적으로 전화하는 것이 사전규제에 해당돼 보험사가 알아서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보험산업 자율화 방침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철회한다는 의미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사실상 완전 경쟁시장이다”며 “운전자별 보험료를 전부 비교해 볼 수 있는 만큼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요금체계를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