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가계부채와 과열된 자산시장간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금융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9개월 임기가 시작된 가운데, 가계부채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3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비대면 취임식에서 “36년 공직생활 경험 속에서 ‘경제성장’과 ‘금융안정’, ‘금융발전’이라는 세 가지 정책목표에 대해 항상 생각해왔다”며 “단기 현안인 시장안정에 대해선 과단성 있게 대처하고, 장기 과제인 금융산업 발전은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임기 초반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금융정책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시장 안정을 위해선 ‘가계부채’ 관리가 우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 신임 위원장은 그동안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을 훼손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습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는데요. 이와 관련 고 위원장은 “美연준의 테이퍼링, 글로벌 금리인상과 유동성 축소는 ‘금융, 통화정책 정상화’의 과정이다”며 “(기준금리 인상 등이)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가격 상승과 거침없는 민간신용 확대를 뒷받침해 온 금융환경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과열된 자산시장간 상호 상승작용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 위원장은 “과거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 등 금융위기의 이면에는 모두 과도한 부채 누적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대책도 예고했습니다. 그는 “이미 발표한 대책의 효과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급증한 가계부채가 내포한 위험요인을 제거하는데,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가상자산 문제도 거론했습니다. 고 위원장은 “가상자산 사업자가 가상자산 거래 영업을 하기 위한 신고절차 이행과정에서 거래 참여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예측불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제적 정합성과 국민재산권 보호에 중점을 두고, 관련부처와 국회와 속도감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도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고 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원이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부실을 누적시켜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킨다는 지적이다 있다”면서 “금융지원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고 위원장은 금융규제와 관련해 “시장자율성을 극대화해 금융혁신이 가속화되도록 규제의 틀을 재정립해 나가겠다”며 “건전성 감독이라는 명분으로 경쟁을 저해하거나 과도하게 간섭하는 부분이 없는지 금융감독원과 협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된 머지포인트 사태를 언급하며, 금융소비자와 투자자 보호에도 주력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고 위원장은 “DLF와 사모펀드 사태 등 일련의 금융사고로 훼손된 금융의 신뢰 복원이 시급한 만큼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 위원장은 추리소설 셜록홈즈의 ‘보헤미아의 스캔들’을 언급하며 “과거 경험이나 교과서적 이론에만 의존하지 말고 현실을 관찰하고 현장에서 해법을 찾자”며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기조 아래 정책을 수립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