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석규 기자ㅣ금융감독원이 600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한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기간을 2주 정도 연장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습니다. 처음 드러난 614억원 횡령에 50억원의 추가 횡령 정황이 파악되면서 내부통제 문제를 면밀히 들여다 볼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우리은행에서 직원의 횡령 사고를 보고받고,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곧바로 우리은행 본점에 대한 수시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기존 검사 종료일은 오는 27일이었습니다.
검사기간이 연장된다면 금감원은 한 달 이상 우리은행에 대해 수시 검사를 하게 됩니다. 이는 검사 기간만 고려가면 금감원 종합 검사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 직원 횡령 사건 수시 검사는 아직 들여다볼 부분이 더 있어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수시 검사에서 데이터 추적·복구 전문가를 포함해 현장 검사 직원을 7∼8명 수준으로 늘렸습니다. 또한 검사 과정에서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우리은행 직원이 50억원을 더 빼돌린 정황을 발견해 검찰에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정은보 금감원장도 지난 18일 서울 중구 소재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 기간을 연장했고,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횡령 사실도 확인해 수사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 A씨는 지난 2012~2018년 사이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관련 계약금을 보관한 계좌에서 원금 578억원과 이자 등 약 614억원을 세 차례에 걸쳐 빼돌렸습니다. A씨는 검사 기간 중 50억원 규모의 추가 횡령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A씨가 추가로 횡령한 자금은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천 공장에 대한 매각 계약금 약 70억원 중 일부로 파악됐습니다.
한편, 금감원은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하자 지난 2일 유사한 사례를 막기 위해 우리은행 횡령 사건 후 은행뿐 아니라 전 금융권에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적발되는 은행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사·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