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갤럭시S21를 사용하는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폰케이스를 사기 위해 또래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는 디자인 편집매장 '오브젝트'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발견했지만 아이폰만 지원한다는 말을 확인하곤 뒤로가기 버튼을 누릅니다. 김모 씨는 "아이폰 전용 케이스는 많은데 갤럭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오브젝트' 사이트에서 판매중인 폰케이스 106개 중에서 갤럭시를 지원하는 경우는 21개로 19.8%에 불과합니다. 젊은세대에 인기가 높은 스위스 업사이클링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도 아이폰케이스만을 생산합니다.
폰케이스를 패션의 관점에서 본다면 갤럭시는 아이폰보다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 갤럭시가 아이폰에 비해 1020세대에 취약한 현실을 단편적으로 보여줍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2012-2023 스마트폰 사용률&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18~29세의 삼성폰 사용 비율은 32%, 아이폰 사용 비율은 59% 조사됐습니다. 전체 응답자 69%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것과 대조됩니다.
삼성전자도 이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 사업부장은 지난 7월 28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계층에서 선호도가 높고 낮은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제품군과 핵심기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020세대 아이폰 편중 현상에 노태문 사장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이유는 '잠금효과' 때문입니다. 잠금효과는 특정 제품·서비스를 한번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제품·서비스로 이전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1020세대를 놓치면 충성도 높은 미래 고객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 '20대 점유율 2020년 44% → 2023년 59%'..이유는?
업계에서는 1020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 이유로 '포모(FOMO) 증후군'을 꼽습니다.
'포모 증후군'은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의 앞글자를 딴 말입니다. 한국갤럽에서 매년 발표한 18-29세 아이폰 사용비율은 2022년 44%, 2021년 52%, 2022년 52%, 2023년 59%로 지속적인 상승세입니다. 아이폰이 1020세대 사이에서 유행이 되면서 이용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애플이 제공하는 생태계도 포모 증후군을 부추깁니다. 파일 전송 기능 '에어드롭'부터 영상통화 기능 '페이스타임', 메시지 기능 '아이메시지'까지 아이폰 사용자들끼리만 이용할 수 있는 견고한 생태계가 유행에 민감한 1020세대 이용자를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갤럭시만의 특화기능인 '삼성페이'와 '통화녹음'이 1020세대 실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낮은 것도 한몫을 차지합니다. 업무와 편의상 이유로 갤럭시를 사용하는 직장인과 달리, 학생들은 구매요인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부모님이 사준 핸드폰'이라는 이미지도 작용합니다. 지난 7일 뉴시스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국내 스마트폰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30대 미만 85%는 인생 첫폰으로 삼성, LG 등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이유에 '가족이나 친구의 추천'이 가장 많았습니다. 카운터포인트는 부모님과 같은 실제 구매력 있는 사람들의 선호가 우선시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으로 시작한 이용자 중 약 53%는 아이폰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변경 이유로는 '성능'(32%)과 '브랜드이미지'(31%)가 각각 1,2위를 차지했습니다.
아이폰과 숙명적인 양강 대결을 계속해야하는 삼성 갤럭시와 노태문 사장은 미래 핵심고객인 1020세대의 선택을 받기 위해 어떤 전략과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2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