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ESG공시기준) 공개초안'에 대해 의견수렴한 결과 대다수 기업이 기후분야 공시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기업들은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두 측정·공시하는 스코프3(Scope3)을 두고는 유예 의견을 밝혔습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19일 열린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기업간담회'를 주재하면서 공시기준 초안 관련 주요 의견수렴 결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SK, 포스코, 네이버, KT&G, 아모레퍼시픽, 한국조선해양, 이마트 등 주요기업 관계자가 참석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한국경제인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도 찾았습니다.
금융위가 내놓은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초안은 지속가능성 정보 중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 분야부터 공시를 의무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지난 5~8월 의견수렴기간 29개 국내 투자자와 17개 해외투자자, 111개 개별기업과 10개 경제·산업단체에서 의견을 냈습니다.
먼저 의견을 제출한 106개 기업(해당항목에 답변하지 않은 기업 제외) 중 96곳(90.6%)은 기후 관련 사항을 의무공시할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했습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국제기구에서 공시기준을 확정하고 EU에서는 역외기업에 대한 공시의무가 2029년부터 시행 예정이라는 국제적 흐름을 기업들이 고려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업 스스로도 기후가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공시기준 일부 내용에 대해선 기업들의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공시대상 범위를 놓고 해외자회사는 기후 관련 신뢰성 있는 정보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또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는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아직 없고 주요국 중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유예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스코프3은 제품 원자재 생산·수송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판매된 제품을 소비자가 사용했을 때 나오는 온실가스 등 기업 밸류체인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말합니다.
기업들은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는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어렵고 배출량 산정에 과도한 비용과 노력이 소요되는 만큼 유예가 필요하다"며 "보고대상 기업 범위와 관련해 기업 판단 아래 일부 제외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밖에도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공시기준이 빠르게 결정돼야 하고 보다 명확한 지침과 우수사례(Best Practice) 제공을 요청했습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정책목표 달성을 저해하지 않고 기업 수용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지 보다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기업 혼선을 해소하고 공시보고서 작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제공과 함께 실무진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