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고령화로 인한 장수 리스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생명보험협회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하기로 했던 ‘장수위험연구소’ 설립이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이 지난해 1월 언론을 통해 밝힌 생보협회의 장수위험연구소 설립 계획이 무기한 보류됐다.
당시 김 회장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가장 큰 과제로 고령화와 이에 따른 장수 리스크, 노비대비를 꼽았다. 조기 은퇴 이후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금액은 노후 보장에 턱없이 적다는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회장 내세운 복안이 ‘장수리위험연구소’ 설립이다. 장수·연금·사고 등에 방대한 데이터와 경험이 있는 생보협회가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연구소와 힘을 합쳐 전문기관으로 육성시킬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인더뉴스 취재결과, 장수위험연구소 설립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 관련 계획을 검토해 보니 연구소를 설립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 특히 연구진과 연구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보협회 관계자는 “보험업에서의 장수 리스크 관련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며 “반면 여건상 아직은 은퇴연구소를 설립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려 잠정 보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생보협회는 서울대학교와의 협약 체결 업무도 중단했다. 그러나, 협회는 서울대 측에는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연구소 관계자는 “우리가 진행중인 ‘제3기 인생대학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할 테니 협약하는 것을 검토해달라는 제안을 생보협회로부터 받기는 했다”며 “그 후 아무런 연락이 없어 연구소 설립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논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생보협회 관계자는 “연구소 설립 보류를 확정하게 되면 다시 (사업추진으로)복귀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며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해서 서울대 측에는 미처 알리지 못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