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LIG손해보험 매각과 관련, KB금융그룹의 인수의지가 한 풀 꺾이는 양상을 보이면서 롯데그룹이 단독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에 인수되는 것을 줄기차게 반대해 왔던 LIG손보 노조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IG손해보험 노동조합지부는 본입찰 이후 KB금융그룹 내부문제가 붉어지면서 롯데그룹으로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노조는 롯데그룹에 대한 투쟁은 지속할 것이란 입장이다.
박석현 노조 부위원장은 “롯데그룹 인수로 흐를까봐 내부에서도 우려가 많다”며 “만약 그렇게 될 경우를 대비해 앞으로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LIG손보 인수 가능성에 무게추가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그룹이 롯데 못지않게 LIG손보를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을 비롯해 일본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비자금 조성의혹 등의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여기에 금융당국의 징계가 예고돼 있어 더욱 난감한 처지다. 지난달 19일 마감한 본입찰 이후 금융당국은 KB금융에 경징계를 사전 통보했고,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중징계를 통보했다. 징계여부는 오는 26일에 결정된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그룹에 대해 금융당국의 경징계 예고와는 달리 '기관경고'가 내려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신규 인수부분의 직접적인 제약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LIG손보에 대한 KB금융그룹의 인수의지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과 인수가격을 결정하는데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롯데쪽으로 피인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LIG손보 노조의 경계심도 증폭되고 있다. 박석현 LIG손해보험 노조 부위원장은 “노조는 남영우 LIG그룹 사장을 통해 대주주에게 롯데인수반대 의견을 계속해서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오늘(10일) 있는 외부 회의에서도 롯데그룹 인수와 관련 대처방안과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부위원장은 “롯데와 협상할 의지가 없는 것은 확실하다”며 “매각 과정을 지켜보면서 시간을 갖고 투쟁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강경 일변도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노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매각 자체를 무산시킬 의도가 있지 않은 이상 롯데그룹과의 협상을 준비하는 것이 보다 실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견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롯데를 반대하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롯데그룹 인수가능성이 커진 만큼 무조건 반대하는 것보다는 협상카드를 제시하는 게 더 현명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부위원장은 “현재는 롯데그룹과 협상할 의지가 없다”며 “협상을 한다 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결과에 대해서도 매우 회의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