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주동일 기자ㅣ 콘서트를 앞둔 아이돌 팬들은 가수가 무대에서 어떤 곡과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예상해보며 공연날을 기다린다. 시계 팬들에게도 비슷한 문화가 있다. 이들은 시계 박람회 날이 다가오면 어떤 신제품이 나올지 커뮤니티 등에서 추측하며 출시일을 기다린다.
특히 지난 21일부터 열린 바젤월드(Baselworld 2019)를 앞두고 여러 시계 커뮤니티엔 인기 브랜드 롤렉스가 어떤 신제품을 보여줄지 예측하는 글이 수시로 올라왔다. 바젤월드는 매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시계 박람회로 유명 시계 브랜드들이 신제품 등을 선보이는 자리다.
◇ 마니아들의 추측은 서브마리너 36mm
유명 시계 전문지 모노크롬(Monochrome)엔 롤렉스가 바젤월드에서 케이스 크기가 36mm인 서브마리너를 선보일 거라고 추측하는 글이 지난 2월 올라왔다. 브라이스는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서브마리너를 찾는 마니아들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롤렉스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로 꼽히는 서브마리너는 1953년 처음 출시된 이후 비교적 큰 사이즈로만 제작됐다. 하지만 고급 시계일수록 케이스 사이즈가 작다는 시계 업계의 인식 때문인지 많은 롤렉스 팬들은 36mm크기 서브마리너가 출시되길 바래왔다.
롤렉스가 최근 서브마리너 가격을 인상한 것을 근거로 드는 의견도다. 실제로 롤렉스는 바젤월드를 10일 일부 제품의 가격을 4% 정도 올렸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한 시계 커뮤니티 이용자는 “롤렉스는 과거에도 신형 서브마리너를 출시하기 전 기존 서브마리너 값을 올렸다”며 “이번 서브마리너 가격 인상 역시 신제품 출시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롤렉스는 요트-마스터·씨-드웰러·데이트저스트·GMT-마스터·데이토나·데이-데이트 등 7종을 바젤월드에서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시계 커뮤니티와 전문지에서 추측한 ‘서브마리너 36mm’는 없었다. 대신 데이-데이트 등 클래식 워치 제품군에서 36mm 크기 모델이 나왔다.
기대한 서브마리너 모델은 없었지만, 베젤(다이얼 테두리를 두른 띠)을 파란색과 검은색으로 배합한 GMT-마스터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18캐럿 화이트 골드로 만든 요트-마스터 시계가 처음 등장하면서 여러 시계 전문지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서브마리너 대신 나온 프로페셔널 워치 4종...각 제품 특징은
롤렉스는 프로페셔널 워치 4종을 선보였다. 그중 하나인 오이스터 퍼페츄얼 요트-마스터 42(Oyster Perpetual Yacht-Master 42)는 42mm 크기 케이스와 브레슬릿을 18캐럿 화이트 골드 소재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기존 요트-마스터 라인에서 볼 수 없었던 크기와 재질이다.
스트랩은 오이스터플렉스 브레슬릿을 썼다. 격한 활동에도 쉽게 풀리지 않고, 여분 줄을 연장해 두꺼운 방수복 위에도 찰 수 있다. 무브먼트는 차세대 칼리버 3235를 탑재했다. 자기장 저항력이 높은 크로너지 이스케이프먼트로 동력 손실을 줄여 파워리저브는 약 70시간에 달한다.
오이스터 퍼페츄얼 씨-드웰러(Oyster Perpetual Sea-Dweller)는 스터스틸과 18캐럿 옐로우 골드를 조합한 씨-드웰러 라인의 첫 모델이다. 옐로우 롤레조(Rolesor) 버전으로도 불리며, 다이얼에는 ‘Sea-Dweller’라는 모델명을 금색으로 새겼다.
무브먼트는 차세대 칼리버 3235로 파워리저브 등은 새 요트-마스터와 같다. 검은 세라크롬 베젤은 60분 눈금을 금색으로 새겨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롤렉스가 자체 개발한 고강도 세라믹 베젤로 자외선 노출에도 변색이 없고 부식과 스크래치에도 매우 강하다.
오이스터 퍼페츄얼 GMT-마스터 II(Oyster Perpetual GMT-Master II)는 롤렉스가 자체 개발하고 부식에 강한 특수 소재 ‘오이스터 스틸 소재’로 만들었다. 파란색과 검정색 투톤으로 디자인한 세라크롬 베젤이 특징이다.
GMT-마스터에 적용한 쥬빌리(Jubilee) 브레슬릿은 링크 5열로 만들어 손목을 유연하게 감싸 편안하게 해준다. 무브먼트는 차세대 칼리버 3285로 시·분·날짜·세컨드 타임존 등을 표시한다. 파워리저브가 약 70시간이다.
오이스터 퍼페츄얼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Oyster Perpetual Cosmograph Daytona)는 다이아몬드로 채운 검은색 래커 다이얼이 특징이다. 베젤엔 기존 타키미터 눈금 대신 트라페즈(사다리꼴) 컷 다이아몬드 36개를 세팅했다. 케이스·브레슬릿은 18캐럿 옐로우 골드로 만들었다.
스트랩은 새 요트-마스터와 같은 오이스터플렉스 브레슬릿을 사용했다. 무브먼트는 칼리버 4130을 탑재했다. 자성 저항이 강한 합금으로 만든 블루 파라크롬(Parachrom) 헤어스프링을 넣어 오래 사용해도 시간 오차가 적다. 파워 리저브는 약 72시간이다.
◇ 클래식 워치 3종 특징은 ‘롤레조·은은한 다이얼’
바젤월드 2019에서 롤렉스가 선보인 클래식 워치 3종 중 하나는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데이트 36(Oyster Perpetual Day-Date 36)이었다. 18캐럿 옐로우 골드, 화이트 골드, 에버로즈(Everose) 골드 버전 세 종류로 출시됐다.
다이얼은 레인보우 컬러 사파이어로 시간을 표시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18캐럿 옐로우 골드 버전과 18캐럿 에버로즈 버전은 옴브레 다이얼로 각각 짙은 초록색·갈색 그라데이션이 돋보이게 디자인했다. 무브먼트는 새 요트-마스터와 같은 차세대 칼리버 3255를 사용했다.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트저스트 36(Oyster Perpetual Datejust 36)는 골드·화이트골드·에버로즈 롤레조(오이스터스틸과 조합) 세 버전으로 출시됐다. 빛을 은은하게 반사하는 검은색 선레이 다이얼과 화이트 마더 오브 펄 다이얼을 썼다. 무브먼트는 차세대 칼리버 3235다.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트저스트 31(Oyster Perpetual Datejust 31)은 옐로우 롤레조와 에버로즈 롤레조 두 종류로 각각 짙은 초록색 선레이 다이얼과 장밋빛 로제 색 다이얼을 사용했다. 무브먼트는 칼리버 2236로 파워리저브는 약 55시간이다.
한편 롤렉스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시계 제작사다. 창립자 한스 빌스도르프(Hans Wilsdorf)의 ‘끊임 없는 탁월함’ 정신을 이어 세계적으로 시계 마니아들에게 품질을 인정받아왔다.
롤렉스는 세계 최초 방수 손목시계를 1926년에 만들고, 용두를 돌려 원동력을 얻는 기존 시계와 달리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시계를 1931년에 개발했다. 이 외에도 창립 이후 500건 이상 특허를 얻으면서 정치부터 예술·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많은 유명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