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주동일 기자ㅣ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명품 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 이 브랜드가 블록체인 기술로 거래 내역을 추적해 빈티지 시계 정품을 인증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전 소유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빈티지 시계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자사 시계의 정통성을 담은 ‘레 컬렉셔너(Les Collectionneurs)’ 라인의 타임 피스를 블록체인 기술로 정품 보증하겠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레 컬렉셔너 라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회사인 바쉐론 콘스탄틴의 빈티지 라인으로 시계사에서도 의미가 크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1755년 스위스에서 문을 연 명품 시계 브랜드다. 나폴레옹 1세, 해리 트루먼 대통령, 순종 등이 사용한 시계로도 유명하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프랑스 파리에서 16~18일 열린 스타트업 박람회 비바 테크놀로지 2019에 참여해 블록체인 기술로 정품을 보증하겠다는 계획을 처음 밝혔다. 업계에선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인 만큼 빈티지 시계 소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명품 시계 브랜드들은 주로 보증서를 통해 정품을 보호했다. 하지만 고객들은 보증서를 분실할 경우 인증을 받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 반대로 이 같은 상황을 악용해 가품을 ‘보증서를 분실한 정품’으로 속여 중고 시장에서 판매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이에 바쉐론 콘스탄틴은 레 컬렉셔너의 시계들을 DB에 등록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시계의 거래 내역을 추적할 계획이다. 제조업체·소매업체·최종 소비자로 이어지는 판매 기록을 통해 누가 각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블록체인 인증은 쉽게 위조할 수 있는 종이 인증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통해 위조가 어려운 ‘디지털 정품 보증 체계’를 만들어 각 시계의 특성·가치·성질·진위 등을 데이터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빈티지 시계는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전 소유자가 누구였는 지도 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폴 뉴먼 등 유명인이 찼던 시계가 고가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할 때, 블록체인 기술은 빈티지 시계의 전 소유자라는 중요한 요소도 함께 보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이나 정식 매장이 아닌 시계 판매처 ‘그레이 마켓’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시계를 저렴하게 구매한 대신 본사의 무료 A/S 서비스 등을 적용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을 전 라인에 적용해 정품 시계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