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유은실 기자ㅣ라임펀드 사태의 핵심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서신으로 사모펀드 이슈가 정관, 금융계 로비 의혹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거론되고 있는 금융권 인사들은 서둘러 거리두기에 나섰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라임자산운용의 금전적 배후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입장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신속히 밝혔습니다. 김 전 회장이 이날 오전 자필로 쓴 편지에서 청탁 관련 금융권 인사로 우리은행 행장과 부행장을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김 전 회장은 “라임펀드 판매 재개 청탁과 관련한 우리은행장 로비를 위해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에게 수억원을 지급했다”며 “이후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함께 우리은행장, 부행장 등에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이날 바로 해명자료를 통해 김 전 회장의 주장을 반박하며 법적조치를 고려하는 등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우리은행은 행장과 부행장을 대상으로 한 라임의 로비 시도는 물론 이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사람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19일 현재 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이 제기한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강성모 우리은행 부행장에게 “라임펀드 사건 덮기에 관심이 있는 건지, 사후 조치에 관심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물었습니다.
민 의원은 우리은행이 라임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점, 위험을 알고도 상품 판매를 강행한 2개 부서 직원들이 승진·성과금 혜택을 받은 점, 해당 직원 중 일부를 사후관리팀으로 인사배정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라임펀드 위험을 알린 직원은 따돌림을 당하고 업무에 배재된 것도 언급했습니다. 해당 직원은 현재 퇴사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오는 23일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라임자산운용 사건이 다시 한 번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같은 날 김 전 회장도 남부지검 재판에 출석합니다.
라임과 함께 사모펀드 잔혹사를 쓰고 있는 옵티머스 펀드에도 금융권 인사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13일 옵티머스와 금융권 인사들의 고리로 거론된 전 금융감독원 윤 모 국장 자택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윤 전 국장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게 은행 부행장 등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을 소개하고 수천만원의 뒷돈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수탁사인 하나은행, 판매사인 NH투자증권 관계자를 포함해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은행·증권사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전망입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16일 농협금융지주 대상으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 “옵티머스 고문의 전화를 받고 상품 담당자에게 (옵티머스와) ‘접촉해 보라’는 메모를 남겼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여야 의원들은 NH증권이 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하게 된 시발점으로 정 사장을 지목했습니다. 사장의 지시와 영향력으로 판매와 승인 결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겁니다.
그러나 정 사장은 “승인 결정 과정에서 부하 직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편 하나은행 역시 옵티머스펀드가 사기성이 짙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하나은행이 옵티머스 사기를 몰랐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한 것과는 배치되는 사안이라 이 내용은 향후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