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배달의민족’ 사업자인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추진 중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두 회사가 결합하면 배달앱 시장 독과점이 우려되니 DH가 운영하는 ‘요기요’를 매각해야 기업 결합을 허가해주겠다는 겁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DH에 보낸 기업결합 심사보고서에서 요기요 매각을 조건으로 기업 결합을 승인하겠다는 방침을 명시했습니다. DH가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내면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 달 9일 전원회의를 열어 기업결합 승인 조건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DH는 지난해 12월 4조8000억원을 들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로 하고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DH는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2, 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점유율 1위 배민까지 흡수하면 국내 시장 90% 이상을 확보하게 됩니다.
공정위가 약 1년간 심사를 거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이유도 독과점 사업자 등장으로 경쟁이 제한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여기에 요식업 자영업자들과 배달라이더 등 여러 이해관계자도 시장 잠식으로 인한 불공정 행위에 노출될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업계에서는 시장지배력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에 대해 승인 조건으로 자회사 매각을 내건 것은 사실상의 불허 결정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인수 주체인 DH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의견을 피력할 방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강력한 인수 조건이 내걸려 의외라는 분위기”라며 “아직 최종 결정된 사안은 아닌 만큼 향후 공정위가 DH 제안을 수렴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