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종로 생명숲어린이집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위탁운영하는 생명숲어린이집을 방문했다. 비가 내려 흐린 날씨와는 달리 생명숲어린이집의 선생님과 아이들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서울 광화문 도심에서 버스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한 종로생명숲어린이집. '서울 인근에 이렇게 공기 좋은 곳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채로워보였다.
종로숲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의 평가인증에서 100점 만점을 받은 유일한 어린이집이다. 지난 1월엔 '우수 어린이집'으로 추천돼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직접 방문해 유명세를 탔던 곳이기도 하다.
어린이집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밝았다. 전체가 나무바닥으로 구성됐고, 어린이집 건립에 사용된 기자재는 모두 친환경소재가 사용됐다. 반 이름도 '초록잎새반·산새소리반·맑은샘물반·고운햇살반·산들바람반' 등 친환경적인 내음이 폴폴 난다.
총 4층 건물로 구성된 어린이집엔 각 층마다 118명의 원아들이 이용하는 교실과 교구실, 놀이실 등이 있다. 나이가 가장 어린 원아(1~2세)들이 1층을 차지하고 있고, 가장 높은 3층은 4~6세 어린이들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1층에 있는 영아들을 위한 놀이터가 눈길을 잡아 끌었다. 이선우 생명숲어린이집 원장은 "계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어린 원아들이 1층을 사용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다"면서 "계단에도 홈이 패여져있어 아이들의 미끄럼방지에도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1세와 2세로 구성된 초록잎새반과 산새소리반에 들르니, 낯선 사람의 방문이 신기한 듯 호기심 가득하게 눈으로 바라봤다. 영아반은 보육교사 인원을 넉넉히 배치해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데 신경쓰고 있다. 영아반 교실 한쪽에는 이부자리가 펴져 있어 아이들은 언제든 쉴 수 있다.
중간연령 아이들이 있는 2층에 가보니 멀리서 달콤한 냄새가 풍겨왔다. 가까이보니, 방에 뻥튀기가 한가득 채워져 있었다. 먹는 걸로 생각하면 오산(?). 아이들은 신나게 뻥튀기를 발로차고, 만지고, 던지며 놀이도구로 활용하고 있었다.
각 층은 연령대에 맞춰 놀이실이 다르게 꾸며진 게 특징이다. 가령, 4~5세가 사용하는 3층의 야외 한켠엔 텃밭이 구성돼 있어 적상추, 백상추, 적겨자 등의 식물들이 심어져 있었다. 지난 5일 식목일을 맞이해 작은 텃밭을 꾸몄고, 다 자라면 직접 채취해서 먹을 계획이란다.
생보재단이 어린이집을 건립해 개원한지 딱 1년. 종로 생명숲어린이집에 학부모들이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이선우 원장은 "학부모님들이 생명숲어린이집 프로그램에 굉장히 만족해 하고 있다"며 "원장으로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 창의력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까하는 고민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이들의 창의력발달을 위한 특성화 프로그램은 마련돼 있다. 이시형 생보재단 이사장이 개발한 세로토닌키즈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세로토닌 호르몬은 우리가 산책을 하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 행복감을 느끼는 뇌신경전달 호르몬 중에 하나다.
생명숲어린이집은 아이들에게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좋은 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충분히 많이 씹어 먹고 즐거운 대화를 많이 나누는 식습관, 자주 걷고 몸을 많이 움직이는 몸습관, 자연과 친하게 지내며 좋은 말을 사용하는 마음습관 등이 바로 그것.
이 원장은 "세로토닌 호르몬이 부족하면 감성이 메마르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원아 118명의 습관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프로그램 못지않게 인성프로그램도 중요하다. 생명숲어린이집이 리더십프로그램과 미술심리치료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창의와 인성이 모두 갖춘 선한 영향력을 갖는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과 말하는 것 등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지역주민을 위한 미술심리치료 무료검사와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생명숲어린이집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미술심리치료를 지역 청소년과 성인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내달 30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원장은 "최근 이슈가 됐던 어린이집 문제는 생명숲어린이집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교직원들과 아이들의 친환경적인 교육을 위해 애쓰겠다"고 말했다.
유석쟁 생보재단 전무는 "우리나라 전체 어린이집 중 국공립 어린이집은 5%에 불과하다. 현재 생보재단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는 어린이집은 총 7개로 올해도 3개 더 개원할 예정이다"며 "종로 생명숲어린이집의 경우는 대기인원만 200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