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중에서 PC-OFF제도를 전면 시행하고 있는 회사는 곳은 3곳,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는 2곳이다. 생보사 중에서는 ING생명이 유일하게 도입했고, 손보사는 KB손보와 메리츠화재가 전면 시행하고 있다.
PC-OFF제도를 가장 처음으로 도입한 보험사는 KB손보(전 LIG손보)다. 지난 2006년 업무초과 시간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오후 7시 이후 업무종료에 대한 공지를 시작했다. 불필요한 대기성 야근을 없애고, 꼭 필요한 야근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4월부터 퇴근시간이면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김용범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직원들에게 '저녁있는 삶'을 약속했다. 매일 오후 6시30분이 되면 전 직원의 PC가 강제로 꺼지는데, 퇴근 후 가족들과 저녁시간을 보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ING생명은 생보사 중에서 유일하게 PC-OFF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봄 2-3개월의 파일럿(시범) 기간을 거쳐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시행한 지 불과 두 달 남짓 됐지만 직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ING생명이 최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빨리 퇴근해서 무엇이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임직원이 '가족들과 저녁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와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는 응답이 각각 19%와 17%로 뒤를 이었다. '퇴근 후 뭘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재미있는 응답도 있었다.
PC가 강제로 종료된다고 해서 야근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거나 중요한 업무가 남아있는 경우는 미리 PC 연장신청을 하면 된다. 다만, 야근의 사유가 명확해야 한다거나, 승인받는 절차 등을 번거롭게 해 가능한 야근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ING생명 관계자는 “(PC-OFF제도)은행과 카드업권에서 먼저 시행했는데 야근을 안하기 위해서 개인 업무시간을 비롯해 보고, 회의시간도 단축하게 됐다”면서 “쓸데없는 시간낭비를 하지 않아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도 좋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PC-OFF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시범운영 중이거나 검토하는 곳들도 있다. 현대해상과 코리안리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이며 특히 코리안리의 경우 올 10월이면 전면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교보생명과 MG손해보험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