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정석규 기자ㅣ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취임 11개월 만에 금융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고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해 당시 급증하던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고 위원장은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공직생활 37년 5개월 중 지난 2년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며 늘어난 유동성, 과도한 부채 문제와 씨름했다"며 "마지막 공직이었던 금융위원장 자리에서 부채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렀다는 느낌이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고 위원장이 취임했을 당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1800조원을 넘었으며 부동산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시기였습니다.
고 위원장은 "취임 당시 부채 관리가 국민들로부터 칭찬받기 어려운 인기없는 정책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당장의 불편함이 가중되더라도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이 제 소임이라고 생각했다"며 "위험관리를 금융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놓고 매진한 결과 취임시 9.5%였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최근 3%대로 하락했다"고 재임 기간의 성과를 언급했습니다.
이어 고 위원장은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급격히 금리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금융위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가적으로 버블이 쌓이는 것을 막고 거품붕괴의 부작용을 줄이는데 일정부분 선제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습니다.
고 위원장은 ▲가상자산거래소 등록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정립 등의 성과도 언급했습니다.
이와 함께 고 위원장은 금융위 직원들에게 "직원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여러 현안에 대한 대처가 가능했다"며 "현재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지만, 신임 위원장과 함께 여러분들이 소명을 흔들림 없이 다해 줄 것으로 믿고 응원한다"고 격려했습니다.
고 위원장은 옛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지난 2008년 금융위 출범 후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또한 고 위원장은 지난 2016년 4월부터 금융위원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맡아, 통화긴축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매파' 위원으로 꼽혔습니다.
한편 새 정부 첫 금융위원장에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지명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오는 8일까지 송부해달라고 지난 4일 국회에 요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