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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정의로운 공장장의 발라드집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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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December 10, 2016, 08:12:16

(나 혼자 다 한다) 나는 어떻게 걱정을 멈추고 이승환 콘서트를 보러가게 됐나

나 혼자 먹는다가 외연을 확장해 나 혼자 다 한다로 새롭게 선보입니다. 비단 먹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것, 듣는 것, 읽는 것 등 혼자니까 할 수 있고 하게 되는 다채로운 것들을 다룰 계획입니다. 혼자이기에 더욱 즐거운 라이프스타일, ‘··와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조성원 기자] 지난달 중순. 푸른 기와집에서 두문불출 중인 한 분의 그림자라도 영접하기 위해 토요일마다 광화문과 시청 근처로 모이는 사람들의 수가 매주 늘던 즈음, ‘이승환이란 이름의 뮤지션이 광화문 무대에 올랐단 뉴스를 전해 들었습니다.

 

가장 오랫동안 좋아해 온 가수를 딱 한 명 꼽자면 바로 이승환입니다. 처음 산 국내 뮤지션의 CD도 그의 것이었고, 가장 많은 앨범을 구입한 가수도 그였죠. 수능을 마친 지방 학생이 가장 하고 싶었던 것도 그의 콘서트를 보러가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론 그러지 못했습니다만.

 

팬이라면서 한동안 그와 그의 음악에 소홀했었는데, 모처럼 이름을 들으니 근황이 궁금하더군요. 초록창에 검색을 해봤더니 호, 마침 발라드 콘서트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공연만 했다하면 매진되기로 유명하기에 아무런 기대 없이 묵혀둔 예매 사이트 포인트나 확인해보자는 마음으로 클릭했습니다.

 

어라? 생각보다 빈자리가 많은 겁니다. 얼마 전 무려 8시간이 넘게 진행한 공연도 1분 만에 매진시킬 만큼 이승환이란 이름은 프리미엄 브랜드인데 말이죠. 의아했지만 어쨌든 드디어 그의 공연을 볼 절호의 기회가 온 것 같아 기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고백컨대, 단 한 번도 그 누구의 콘서트란 걸 보러간 적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커플들 일색일게 뻔한 연말 분위기 발라드 공연을 혼자 보러 간다? 자칫 짝짓기 철 해변을 뒤덮은 바다코끼리떼 속 혼자 무리에서 낙오된 펭귄 꼴 나진 않을까 우려되더군요.

 

하지만 이미 영화나 전시 같은 건 일부러 혼자 갈 만큼(집중해야 돼서 그렇습니다 집중!) 군중 속의 고독에 익숙해진 몸. 내년 초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텐데(?), 세상일이 어찌 돌아갈지 예상도 안 되는 마당에 이런 기회를 흘려보낼 순 없었습니다.

 

VVIP석 한 자리를 예매하고 기다리길 보름 남짓. 공연일인 123일이 찾아왔고,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공연장인 경희대 평화의 전당이 있겠다, 한 번에 배송해주는 버스도 있으니 시작 시간인 오후 6시에 맞춰 여유 있게 4시 조금 넘어 집을 나섰습니다.

 

...기다린 지 30분이 됐는데도 버스가 안 옵니다. , 이 버스는 서대문부터 종로를 통과하는 노선이었지. 순간 같은 시각 광화문을 꽉 채운 사람들에게 짜증을 낼 뻔 했으나 다행히 몰상식한 5%에 속하기 전 이성이 그 끈을 당겨줬고, 급히 환승할 수 있는 노선으로 변경했습니다.

 

사위가 어둑해진 530분경 경희대에 도착했습니다. 평화의 전당이 어드메냐... 쭉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향하니 가파른 언덕이 등장합니다. 어릴 적 성격 차이로 심하게 싸운 이후 운동과는 절교한 탓에 보이지 않는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시포스의 심정으로 힘겹게 올랐습니다.

 

고지를 점령하니 정면으로 평화의 전당이 보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웅장한 느낌이더군요. 티켓을 받아들고 1층으로 향해 자리를 찾았습니다. 예매할 때 확인했던 것 보다 무대에 좀 더 가까운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착석 후 주위를 둘러보니 생각보다 커플의 비중이 그렇게 높진 않고, 함께 공연을 찾은 여성관객들이 많았습니다. 쿨하지 못하게 눈꼴 시린 모습들 적게 보겠구나싶어 안도하려는 찰나, LED 불빛 밑이 어둡다고 양 옆 자리가 한쪽 손 꼭 맞잡은 커플들이...

 

공연이 시작되자 익숙한 얼굴이 공연장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신화의 김동완이더군요. 최대한 즐기고 싶어 아무런 정보 없이 간 탓에 어리둥절했는데 후에 찾아보니 매 공연마다 지인들이 집사콘셉트로 출연하는 것이었습니다. 중간 중간 등장해 깨알 같은 웃음을 줬습니다.

 

공연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끝이냐고요? . 말씀드렸다시피 이건 제 생에 첫 콘서트 관람이었거든요. 리뷰성 글을 쓰기엔 비교해 볼만한 경험치가 쌓여있지 않은 탓에 음향은 잘 들렸고 레이저쇼는 환상적이었으며 진행은 매끄러웠고 마지막 앵콜까지 완벽했다고 밖엔 못 하겠습니다.

 

,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가족이란 곡을 부를 때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나눠준 건지 구입한 건지 관객들이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더군요. 앵콜곡 물어본다땐 휴지를 공중에 던지기도 했습니다.

 

공장장 공연을 자주 본 팬들은 다 아는 약속된 플레이같았는데, 전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손 둘 곳을 찾지 못하던 와중에 종이비행기가 두 번 제 얼굴에 불시착하기도 했습니다. 종이 질 좋더군요. 아팠습니다.

 

원체 입담이 좋은 가수라 중간 중간 재미있는 멘트도 많았습니다. 현재 가장 핫한 소셜테이너로 떠오른 만큼 주로 현 시국에 관련된 것들이었는데, 그 중 몇 개만 대독해 드리죠.

 

회사 건물에 대통령 하야 현수막을 걸고 나서 공연 예매율이 급감했다. 그래도 오늘은 어제보다 많이 오셨네.” - 빈자리가 많았던 비밀이 풀렸습니다.

내 페이스북에 음악 얘길 하면 좋아요가 1000인데, 시국 얘길 하면 10000이다. 사람들이 내 음악에 관심이 없어.”

내 고등학교 후배는 둘로 나뉜다. 김동완과 차은택.”

 

그런 뜻으로 만든 건 아니라 해명한 바 있지만 세월호 추모곡으로 알려지기도 했던 ‘10억 광년의 신호를 끝으로 콘서트는 끝났습니다. ‘소리쳐도 모자랄 시국에 발라드 공연이라니라며 푸념하더니 콘서트의 황제이자 발라드의 황제이기도 했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준 3시간이었습니다.

 

처음 본 콘서트의 벅찬 감동에 뛰는 가슴을 부여잡았다거나 코끝이 시큰하지는 않았습니다. 나이를 먹은 탓일 수도, 한 인간에게 정량 할당된 감정의 총합 중 상당수를 돌아앉은 부처마냥 틀어박혀 입 닫고 귀 막은 저 누군가에게 써버린 탓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가슴 한 쪽이 참 따뜻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예전엔 손 들어보라 했었는데, 안 하련다며 혼자 온 관객 호구 조사를 피하는 공장장의 마음씀씀이도 고마웠고요.

 

그래서, 혼자 본 소감은 어땠냐고요? 여러분, 콘서트 혼자 보는 것 아무것도 아닙니다. 일단 시작되고 나면 주위는 안중에도 없어집니다. 나 자신이 얼마나 몰입하느냐의 문제예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 남들 시선 신경 쓸 것 없습니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도 없어요. 여러분도 그렇지 않으십니까?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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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기자 swjo@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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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중국, 포스트 초코파이’ 찾아라…‘글로벌 오리온’의 과제

‘넥스트 중국, 포스트 초코파이’ 찾아라…‘글로벌 오리온’의 과제

2025.07.30 06: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오리온이 ‘K스낵’ 열풍을 타고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연매출 첫 3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상반기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입니다. 초코파이를 필두로 메가 브랜드들이 전 세계에서 고르게 활약한 덕분입니다. 해외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오리온은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다만, 오리온이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비가 둔화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제품 포트폴리오 역시 초코파이에 편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넥스트 차이나, 포스트 초코파이’를 발굴해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게 오리온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오리온 최대 시장 중국, 소비 둔화 직면..‘넥스트 차이나’ 고민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6% 오른 3조1043억원을 기록해 이른바 ‘매출 3조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영업이익은 5436억원으로 전년보다 10.4% 증가했습니다. 연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원, 5000억원을 넘긴 건 지난해가 처음입니다. 올해 상반기 역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1조5856억원)을 내며 순항 중입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설탕·카카오 등 원재료 가격 폭등 여파에도 오리온 실적을 떠받친 건 해외법인입니다. 오리온은 지난 1993년 중국 북경 현지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현재 5개국에 18개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해 법인별 매출은 중국 1조2701억원, 한국 1조976억원, 베트남 5145억원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해외법인 매출 비중은 65%를 넘어섰습니다. 중국은 오리온 그룹 전체 매출의 40%, 해외법인 중에서는 63%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입니다. 중국에 일찌감치 진출한 오리온은 1700여개 경소상과 거래해 간접영업체계를 정착시키고 현금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오!감자 토마토맛’, ‘꼬북칩 마라새우맛’ 등 현지화에도 공을 들인 결과 2011년 이후 중국에서 10차례 이상 브랜드 파워 지수 1위에 올랐습니다. 문제는 최근 중국 소비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은행·맥킨지 등에 따르면 올해 중국 소비 증가율(예상치)은 2.4%로 GDP 증가율(4~5%) 대비 턱없이 낮은 실정입니다. 소비 판매도 매월 등락을 반복하며 저성장 정체 흐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올 2분기 오리온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4% 줄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 식품·소비재 기업들이 중국 시장 의존도를 조정하고 새로운 성장 거점을 찾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국내 주요 식음료 기업 중 중국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오리온이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기존 시장 경쟁력 확대와 신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신, 급성장 중인 베트남과 러시아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오리온은 러시아에서 6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키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초코파이는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합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시도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2020년 48%에 달했던 중국 매출 비중은 지난해 41%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베트남은 12→16%, 러시아는 4→7%로 늘었습니다. 초코파이 ‘글로벌 1등 K스낵’이지만 신라면·불닭볶음면 절반 수준 오리온은 연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일명 ‘메가 브랜드’를 9개 보유하고 있습니다. 1등은 단연 초코파이입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1974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500억개, 누적 매출 8조원을 넘기며 세계인이 즐기는 대표 K스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60개국에서 총 24종의 초코파이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단일 브랜드로 글로벌(국내외) 연매출이 5000억원을 넘기는 제품은 손에 꼽힙니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 비비고만두가 1조2000억원 이상, 농심 신라면이 1조2000억원 이상,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약 1조원 이상을 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뒤를 초코파이가 잇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코파이 글로벌 매출은 5827억원으로 600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성장축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오리온의 메가 브랜드 2위인 오감자 연매출은 2840억원으로 초코파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마저도 2000억원 이상이 중국 매출입니다. 스윙칩(1930억원), 예감(1500억원) 등 글로벌 매출도 1000억원 이상이 중국에서 나옵니다. 오리온은 최대 시장인 중국은 고성장 채널 위주로 제품 출고를 늘리는 한편 베트남과 러시아, 인도 등에는 현지인 입맛을 반영한 초코파이를 선보이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초코파이 외 다른 제품들도 판매량을 높여 메가 브랜드 라인업을 넓힌다는 게 오리온의 구상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꼬북칩도 ‘포스트 초코파이’의 유력 후보입니다. 초코파이 매출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국가별 비중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초코파이 글로벌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46%에서 33%로 줄었고 한국 비중도 19%에서 16%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베트남 비중은 19%에서 21%로, 인도는 1%에서 3%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오리온은 모든 법인 중 러시아에서 가장 많은 12종의 초코파이를 생산·판매하고 있습니다. 초코파이 매출에서 러시아 비중은 2020년 16%에서 지난해 28%로 두 배 가까이 커지며 중국(33%)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차와 케이크를 즐기는 러시아에서 초코파이는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지경’입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리온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는 게 초코파이인데 글로벌 회사라고 얘기하려면 특정한 브랜드 하나만 가지고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제품들도 함께 키워 제2의 초코파이와 같은 브랜드가 나오기를 바랄 것이고 그에 맞춰 전략을 짜는 게 오리온의 과제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외 생산시설 구축에 8300억 투자..성장 열쇠는 역시나 ‘해외’ 오리온은 늘어나는 K스낵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향후 2년 내 글로벌 생산시설 구축에만 8300억원을 투자합니다. 국내에는 4600억원을 들여 2027년 6월까지 충북 진천에 생산·포장·물류가 통합된 진천통합센터를 세웁니다. 완공 시 국내 생산능력은 최대 2조3000억원까지 늘어납니다. 베트남에는 하노이 옌퐁공장 내 신공장동을 완공하고 쌀 스낵 생산 라인 증설에 나섭니다. 제3공장에는 13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20% 수준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초코파이, 생감자 스낵에 이어 올해 쌀과자 시장 점유율 1위로 꿰찬다는 각오입니다. 러시아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공장 가동률이 120%를 넘어섬에 따라 트베리 공장 내 새로운 공장동을 건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총 투자 금액은 2400억원 규모로 파이·비스킷·스낵 등 16개 생산라인을 증설합니다. 완공 시 연간 생산량은 현재의 2배인 75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인도에는 100억원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오리온 관계자는 “전 세계인 모두가 오리온 초코파이를 고유의 맛뿐만 아니라 정서적 가치까지 즐기는 제품으로 키워나가는 중”이라며 “꼬북칩, 알맹이젤리 등 각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다양한 맛과 식감의 제품도 선보이며 초코파이를 잇는 글로벌 브랜드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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