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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의 자카르타톡] ‘정적 화합’ 이뤄낸 지한파 영부인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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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une 19, 2019, 17:06:09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인 유도요노 장례식, 정치 지형 대변화 ‘나비효과’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장례식장에서 서먹서먹한 관계를 풀거나, 심지어 원수지간도 화해한다고 믿는다. 비록 적대적인 관계일지라도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세상을 떠난 이에게 경의를 표하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가족을 위로해야 한다는 관용을 갖고 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부인 아니 유도요노(66, 본명 끄리스띠아니 헤라와띠) 여사가 지난 6월 1일 싱가포르 국립대병원에서 4개월동안 혈액암으로 투병 중 타계했다.

 

싱가포르 국립대병원에서 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대사관, 자카르타 할림공항, 찌께아스 자택 등 아니 여사의 시신이 운구되는 지점에는 주요 인사들이 직접 조문을 나와 고인을 배웅했다.

 

◇ 초대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딸 ‘정적’ 간 화합 선물

 

초대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딸로서 한국과 인연이 깊은 ‘지한파’ 영부인이었던 아니 여사는 세상을 떠나면서 정적 간 화합을 선물로 남겼다.

 

지난 2일 예상을 뒤엎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카르타 깔리바따 영웅묘지에서 열린 고 아니 여사의 안장식에는 투쟁민주당 총재이며 전 대통령인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여사가 참석했다. 정치 지형을 바꾸는 매우 놀라운 사건이다.

 

안장식에는 조꼬 위도도(일명 조꼬위) 대통령을 비롯해 영부인 이리아나 여사, 하비비 전 대통령, 메가와띠 전 대통령, 압두라마 와힛 전 대통령 부인 신따 누리야 여사, 부디오노 전 부통령 내외 등이 참석했다.

 

지난 4월 대선에서 조꼬위 대통령에게 패배한 쁘라보워 후보와 그의 러닝메이트 산디아가 우노 후보는 해외 체류 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2004년 당시 메가와띠 정부 내각에 유도요노가 정치안보법률조정장관으로 참여했다. 메가와띠 정권 말기에 유도요노가 전격적으로 장관직에서 사퇴하고, 그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연임을 노린 메가와띠를 누르고 대통령이 됐다. 2009년에 두 사람은 대선에 다시 격돌했고 메가와띠는 또다시 고배를 마셔야 했다.

 

2004년부터 10년 동안 유도요노 대통령 재임 기간에 두 국가지도자는 앙숙으로 지냈다. 독립기념일 행사에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게 관례인데도 불구하고 메가와띠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한 차례 공식적인 행사에서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등을 돌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아니 여사가 세상을 떠나기 열흘 전인 지난 5월 21일 유도요노 대통령의 장남 아구스 하리무르띠가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꼬위 대통령을 예방했다.

 

지난 4월 대선에서 조꼬위 대통령의 라이벌인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 총재와 같은 진영에 있었던 아구스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마친 지난 6월 5일에 이어 또다시 조꼬위 대통령을 만났다. 조꼬위 대통령과 아구스의 두 차례의 회동은 그간 정적 관계를 청산하고 동맹관계로의 변화를 시사한다. 이 모든 것이 아니 여사의 유지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유도요노 전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은 투쟁민주당의 여당 연합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선에서 역시 쁘라보워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수권당(PAN)도 여당 연합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조꼬위 대통령은 오는 10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내각에 젊은 지도자를 중용한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는 아구스 이외에도 쁘라보워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산디아가 우노, 기업인 에릭 또히르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한편 2019년 여대야소 국회를 이끌어갈 여당 투쟁민주당은 메가와띠 총재의 딸인 뿌안 마하라니를 국회의장으로 내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정국이 투쟁민주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자, 지난달 21일 대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출국한 쁘라보워 후보가 뒤늦게 유도요노 전 대통령의 사택을 방문해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유도요노 대통령과 면담 후 쁘라보워 총재는 집 앞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게 “작고한 아니 여사가 유도요노 대통령 재임 시 국정에 개입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유노요노와 쁘라보워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이 때문에 쁘라보워 총재와 그린드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연합의 힘은 더욱 힘을 잃는 모양새다.

 

 

◇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650만명..‘한국’을 사랑한 영부인

 

사진찍기가 취미였던 아니 여사,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해도 650만 명이 넘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들과 활발히 소통한 고인은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자바 섬 족자카르타 태생인 고인은 1973년부터 5년 동안 초대 주한인도네시아 대사를 지낸 사르워 에디 위보워 장군의 7남매 중 셋째 딸이다. 1973년 자카르타 소재 인도네시아기독교대학교(UKI) 의과대학에 입학했으나 3학년 때 학업을 중단하고 아버지가 있는 한국에서 1년6개월간 살았다. 이후 1998년 인도네시아 개방대학교(Universitas Terbuka)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아니 여사가 부모와 함께 한국 생활을 할 당시 유도요노 전 대통령이 아니 여사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등 로맨스도 큰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1976년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장남 아구스 하리무르띠 유도요노는 육군 소령으로 예편해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차남 에디 바스꼬로 유도요노 역시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과의 인연에 대해, 유도요노 전 대통령은 사르워노 장군이 주한 대사로 재직할 당시 예비사위였던 자신에게 “한국 국민의 역동성과 자립의지에 감동을 받았다. ‘한국을 닮아라.’”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유도요노 전 대통령은 2004년 인도네시아 첫 직선 대통령에 당선됐고, 2009년 재선에 성공해 2014년까지 연임했다.

 

아니 여사의 타계소식에 조꼬 위도도 대통령과 싱가포르 외교부 등 국내외 주요인사들의 공식 조문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등 아니 여사의 SNS 계정에 일반인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한국의 외교 사절도 아니 여사를 그리워하며 추모했다.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영부인, 그는 장례식을 통해 ‘정적’을 화해시켰다. 그리고 아니 여사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유도요노 전 대통령에 대한 로맨스를 환기시켰다.

 

그의 장례식은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인도네시아 정치 지형도에서 큰 변화를 몰고 오고있다.

 

☞ 신성철 대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30년간 거주 중이다. 1999년 현지 인터넷매체 ‘데일리인도네시아’를 창간해 20년째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을 밟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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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박명기 기자 pnet2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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