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기자간담회
R&D 혁신·조직문화 개선 등 청사진..사업본부별 경영전략도 공개
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LG화학이 향후 5년 내 매출 59조 원 규모 ‘글로벌 톱 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LG화학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경영중점과제와 사업본부별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고 이날 밝혔다.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이 가진 경쟁력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해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Build Strength on Strength)’ 만들 것”이라며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 4대 경영중점과제로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
LG화학은 전사적으로 4대 경영중점과제를 추진한다. ▲시장·고객 중심 경영 ▲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에 맞는 조직문화 등이다.
우선 LG화학은 모든 사업 프로세스와 포트폴리오를 기존 제품과 기술 중심에서 시장과 고객 중심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지난 4월에는 기존 조직을 고객 중심으로 재편해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객,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지역 등으로 세분화해 각 사업 육성·유지, 철수 여부를 적기에 결정한다는 전략이다. 또 상품기획·마케팅 기능을 강화해 고객도 깨닫지 못한 니즈를 발굴하고 LG화학이 가진 가치로 초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 35년 동안 기업에 몸담으며 깨닫고 체득한 첫 번째 경영철학은 고객과 시장이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고객과 시장 중심 사업 프로세스와 포트폴리오 구축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기술을 상용화로 연결하는 R&D혁신에도 나선다. 우선 1조 3000억 원을 투자하고 연말까지 관련 인원을 약 6200명으로 늘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R&D 인원은 약 5500명이다.
특히 R&D과제 초기 발굴단계에서부터 사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 상품기획과 마케팅 조직을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유기적 R&D 체계’로 시장과 고객 관점에서 사업성을 검증한다.
과제 선정과 자원 투입 우선순위는 성장·육성 사업을 중심으로 한다. 미래 유망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로 외부 업체와 기술 협력을 확대한다.
신학철 부회장은 “좋은 기술로 혁신을 이뤘더라도 상용화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핵심기술 확보와 혁신, 수익창출로 이어지는 상용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R&D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활동으로 LG화학은 핵심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표준화하고 IT인프라 구축 등 정보화 활동으로 디지털 혁신 체계 구축에 나선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해 프로세스 고도화 작업도 지속한다.
이외에도 내년 상반기까지 전 사업장에 ‘린 식스 시그마(Lean Six Sigma)’를 도입할 계획이다. 품질개선과 빠른 혁신을 동시에 잡는 방법론이다. 이를 추진해 생산성을 매년 5% 이상 개선하고 매출액 대비 품질 실패비용도 향후 5년 내 현재 발생률 절반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조직문화 구축에도 앞장선다. 신학철 부회장은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과 리더십이며 임직원들이 균등한 기회를 얻고 도전하며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리더십을 배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상품기획, 품질, 빅데이터 등 미래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인재를 조기에 확보한다. 또한 해외 파견, 해외 현지 리더가 국내에서 파견 근무할 기회를 늘린다. 각 사업본부에 맞는 보상제도를 개선하고 인사제도는 더 유연하게 개선한다.
토론과 소통이 자유로운 문화를 만들고자 임원·담당급 조직책임자들이 참석하는 임원워크숍 명칭을 올해부터 ‘이노베이션 워크숍’으로 바꾸고 토론 중심으로 변경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조직책임자 220여 명이 모여 1박 2일 동안 4대 경영중점과제를 토론하기도 했다.
◇5년 후 매출 두 배 성장과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 달성이 목표
LG화학은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등 3대 핵심축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성 기반의 성장(Profitable Growth)’을 가속한다. 올해 사상최초 매출 30조 원대 진입에 이어 오는 2024년에는 매출 59조 원 달성과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사업본부와 지역별 매출 비중을 균형 있게 강화하면서 건전성을 더욱 높인다. 현재 전체 매출 약 60%인 석유화학 사업 의존도를 2024년에 30%대로 자동차 제품을 중심으로 전지사업을 전체 매출 50% 수준인 31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매출 약 70%를 차지하는 한국과 중국 시장 비중을 50% 이하로 줄인다. 대신 현재 20% 수준인 미국과 유럽지역 매출을 40% 이상까지 높인다.
사업본부별 구체적인 사업전략도 공개됐다. 석유화학사업본부는 고부가 제품 비중을 지속 확대하며 해외 업체와 전략적 제휴·M&A 등 외부 성장기회를 탐색한다.
전지사업본부는 자동차전지 사업에서 선제적인 R&D로 3세대 전기차(500km이상) 배터리 시장에서 기술우위를 점유하며 ESS전지는 시장선도제품 확대·사업체계 강화로 대응한다. 소형전지는 상품기획 기능을 강화해 신규 용도를 지속 발굴하고 고수익 성장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첨단소재사업본부는 자동차소재 분야에서 경량화·전장화 고부가 제품을 육성하고 IT소재 분야는 차세대 OLED재료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이외에도 부진한 사업은 여러 전략적 방안들을 놓고 검토할 예정이다.
생명과학사업본부는 기존 사업에서 지역과 제품을 다각화해 사업가치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상용화에 집중한다. 자회사 팜한농은 작물보호제를 중심으로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앞으로는 ‘순환 경제’ 구축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원료 채취부터 폐기까지 친환경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지속 가능한 혁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