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
<경기도 여주시 세종천문대 인근>
▲ 전민준 기자 : 안녕하세요 전민준입니다. 오늘은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양대 강자라고 하는 쉐보레 콜로라도와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를 비교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픽업트럭과 오프로드에 대해 문외한이거든요. 그래서 렉스턴스포츠 오너인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를 초청했습니다. 렉스턴 스포츠와 콜로라도가 각각 어떤 부분에서 오프로드·픽업 특화 사양을 갖고있는지 설명해주세요.
△ 박경보 기자 : 먼저 콜로라도는 지면과 차체 사이의 거리가 상당한 편입니다. 콜로라도의 최저지상고는 지프 랭글러 정도를 빼면 최고 수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히 제가 콜로라도에 매료됐던 부분은 우람한 휠하우스입니다. 콜로라도의 휠하우스에는 주먹 두 개 정도가 충분히 들어갑니다. 이 정도로 넓은 휠하우스는 험한 오프로드를 가더라도 타이어와 간섭이 없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 전민준 기자 : 콜로라도에 17인치 휠을 쓰는 이유가 있나요?
△ 박경보 기자 : 일반 승용차는 멋을 위해서 18인치 이상의 대형 휠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오프로드를 주행해야 하는 픽업트럭이나 SUV는 타이어의 사이드 월이 얇으면 파손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충격 흡수를 위해 넓은 사이드 월의 타이어를 사용합니다.
▲ 전민준 기자 : 렉스턴 스포츠의 휠하우스는 상대적으로 좁아 보이는데?
△ 박경보 기자 : 콜로라도는 픽업트럭 전용으로 개발됐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G4 렉스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G4 렉스턴의 차체를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아무래도 휠하우스가 빈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렉스턴 스포츠의 휠하우스는 주먹 한 개가 간신히 들어가는데, 순정 상태에선 이것보단 조금 더 여유가 있긴 합니다. 사이드 월이 두꺼운 온·오프로드 겸용 타이어를 장착한 탓에 휠하우스가 좀 더 좁아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렉스턴 스포츠를 타는 분들은 소위 리프트업이라고 하죠. 스프링을 교체해 약 2인치(5cm) 정도 차체를 위로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2인치까지는 자동차 검사 시 불법으로 걸리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튜닝이 활성화 돼 있는 편입니다.
렉스턴 스포츠는 오프로드에 관심이 있다면 타이어와 리프트업 튜닝을 필수라고 보여집니다. 반면 콜로라도의 휠하우스는 상대적으로 여유롭기 때문에 굳이 리프트업 튜닝을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전민준 기자 : 콜로라도와 렉스턴 스포츠의 픽업트럭 특화사양도 궁금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저는 렉스턴 스포츠 오너지만 콜로라도에 부러움을 많이 느끼거든요. G4 렉스턴을 기반으로 개발된 렉스턴 스포츠는 일반적인 SUV에 적재함을 뚝 떼어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어요. 반면 북미 픽업트럭 시장을 대표하는 콜로라도는 픽업트럭만의 특화 사양을 많이 가지고 있죠.
전면부에서 두드러진 차이점을 본다면 콜로라도의 경우 순정상태에서 전면 견인고리가 달려있어요. 반면 렉스턴 스포츠에선 보이지 않죠. 렉스턴 스포츠는 사제로 전면 견인고리를 다는 경우가 많아요.
▲ 전민준 기자 : 렉스턴 스포츠에 장착된 사이드스텝은 순정 옵션인가요?
△ 박경보 기자 : 이 발판은 픽업트럭 파츠 제작업체인 301스튜디오의 제품입니다. 렉스턴 스포츠의 사이드스텝을 제작하고 장착해주는 국내업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본인의 개성이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부분이 장점이라고 해야겠네요. 콜로라도는 수입차이기 때문에 애프터마켓을 통한 커스터마이징은 렉스턴스포츠보다 불리한 편입니다.
▲ 전민준 기자 : 전면보다 후면부의 차이가 더 큰 것 같은데, 뭐가 다른지 설명해주세요.
△ 박경보 기자 : 두 차량의 차이는 후면부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렉스턴 스포츠는 적재함에 오르기가 굉장히 불편합니다. 콜로라도는 측면에 적재함에 쉽게 오를 수 있는 코너 스텝이 있는데, 렉스턴 스포츠엔 없습니다.
또 콜로라도의 범퍼에는 견인을 위한 트레일링 히치가 기본으로 적용돼 있습니다. 렉스턴 스포츠도 옵션으로 고를 수는 있지만, 만족감이 크지는 않다고 합니다. 이런 점을 보면 콜로라도는 데일리카보다는 카라반 견인 등을 위한 세컨카로 적합하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적재함을 열어보겠습니다. 제 렉스턴 스포츠의 테일게이트에는 애프터마켓을 통해 장착한 스크래치 방지 몰딩이 부착돼 있어요. 이 몰딩이 없으면 짐을 승하차할 때 철판이 손상될 수 있고, 녹이 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콜로라도는 순정상태에서도 테일게이트의 철판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또 렉스턴 스포츠에는 일명 트렁크도우미를 달았는데, 순정상태에선 트렁크를 열면 쿵 하고 바로 떨어집니다. 콜로라도는 이지 리프트라는 사양이 달려있어서 테일게이트가 천천히 내려옵니다. 닫는 것도 힘들이지 않고 가능합니다. 콜로라도는 이렇게 디테일한 부분에서 렉스턴스포츠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콜로라도에선 픽업트럭에 특화된 사양이 많이 보이는데, 적재함을 비춰주는 카고램프가 있습니다. 렉스턴 스포츠 오너들도 간혹 램프를 튜닝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건 불법으로 알고 있어요.
특히 콜로라도는 롤바 같은 다양한 악세서리를 달 수 있도록 적재함에 구멍이 마련돼 있어요. 쉐보레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악세서리를 장착할 수 있구요. 반면 렉스턴 스포츠는 이 부분이 그냥 철판입니다. 지금 보여지는 건 애프터마켓에서 사제 커버를 달면서 생겨난 겁니다. 기본적으로 달려나오는 악세서리가 부족하다 보니 아쉬운 마음이 들죠. 렉스턴 스포츠도 순정 롤바가 있지만, 아이언빌드라는 파츠 제작업체에서 쌍용차에 납품해 장착하는 형태입니다.
적재함 공간에 대해서도 좀 더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렉스턴 스포츠는 주유구가 적재함 끝쪽에 있는 반면, 콜로라도는 안쪽에 있습니다. 렉스턴 스포츠는 주유구 때문에 적재함 공간이 상대적으로 손해는 보는 편입니다. 다만 렉스턴 스포츠의 적재함에는 12V 파워 아울렛이 적용돼 있는데, 콜로라도엔 없는 사양입니다.
픽업 특화 사양이 아닌 일반적인 편의사양은 대체로 렉스턴 스포츠가 우위입니다. 콜로라도는 북미에서 주로 팔리는 모델이다 보니 국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동식 사이드미러 접이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콜로라도는 스마트키도 없어서 키박스에 키를 꽂고 시동을 켜야 합니다. 우리나라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땐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있죠.
2편에서 실내 비교 및 오프로드 주행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