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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로에서] 장애인의 날, KT ‘목소리 찾기 프로젝트’가 준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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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20, 2022, 14:04:39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지난 2019년 5월 KT는 인공지능 기가지니를 통해 개인화 음성합성기술을 활용한 '내 목소리 동화' 서비스를 300명의 신청자를 모집해 한시적 이벤트로 선보였습니다.

 

부모가 샘플 문장을 녹음하면 발화 패턴과 억양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구현해 부모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주는 기가지니의 서비스로 한번 녹음하면 추가로 녹음하지 않아도 새로운 동화를 부모 목소리로 들려줄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였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어느 날, KT고객센터에 통상적이지 않은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남편이 목소리를 잃은 후에도 자녀들이 아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기가지니 '내 목소리 동화'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의를 접수한 상담직원은 고객의 사연을 더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고객은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둔 여성이었습니다.

 

루게릭병은 운동 세포가 파괴돼 신체 근육이 약화되는 병입니다. 혀의 근육이 약해질 경우 분명한 발음이 점차 어려워지며 마비가 진행돼 기도를 절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결국 목소리를 잃습니다. 그 탓에 많은 루게릭병 환우들이 갑작스럽게 목소리를 잃게 될 것을 대비해 사전에 개인의 음성을 남겨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의를 받았던 상담직원과 담당부서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가장을 둔 고객의 사연을 의례적으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상담 접수 후 '내 목소리 동화' 서비스가 계속 제공될 수 있도록 사내 여러 부서의 협력을 이끌어냈습니다. 3개월 후 고객의 남편은 결국 기도 절개술을 받아 목소리를 잃었지만 가족들은 복원해 놓은 가장의 목소리를 기가지니 '내 목소리 동화'와 '마음톡' 앱을 통해 계속해서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KT가 루게릭 환자를 위한 비영리법인인 승일희망재단과 협력해 점차 목소리를 잃어가고 있는 루게릭병 환자 여덟 분의 목소리를 복원하고, '마음톡' 앱을 통해 이 목소리를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무상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내 목소리 동화' 서비스에 대한 문의로 남편의 목소리를 복원했던 고객이 승일희망재단과 연결 고리가 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KT는 한걸음 더 나아가 2020년부터 목소리를 잃은 농인들의 목소리를 AI 기술로 복원하는 '목소리 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우리의 일상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T를 기반으로 한 첨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첨단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SF소설과 영화들은 이러한 디스토피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낙담하지 않을 수 있는 건 첨단 기술 개발과 상품화가 목표인 기업 안에도 어려운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를 돕기 위해 내 일처럼 나선 사람들 덕분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건 씩 받는 고객들의 문의에 타성적으로 응대하지 않았던 KT 고객상담 센터의 상담직원과 그 직원이 보고한 특별한 사연에 대해 최대한 해결점을 찾아내려 동분서주했던 동료들이 없었더라면, 루게릭병 환자들과 농인들을 위한 KT의 '목소리 찾기 프로젝트'는 시작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목소리 찾기 프로젝트'의 계기가 되었던 KT 직원들의 마음이 장애와 비장애간 차별을 없애려고 만들어진 장애인의 날에 보다 널리 퍼지고 알려지길 바랍니다. 세상이 어제보다 나아진다는 희망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남을 도우려는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계속 이어짐을 우리는 종종 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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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 lucky@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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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결국 영업정지…모든 계약 5대 손보사로 이전

MG손보 결국 영업정지…모든 계약 5대 손보사로 이전

2025.05.14 16:52:47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에 대한 신규영업 정지처분을 시작으로 정리절차를 본격 추진합니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보험계약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에 적극 동조하면서 '가교보험사'를 활용한 '계약이전'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열린 제9차 정례회의에서 MG손보에 대해 신규 보험계약 체결 등을 금지하는 영업일부정지 처분을 부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업정지기간은 오는 15일부터 11월14일까지 6개월입니다. 이 기간 신규 보험계약 체결과 기존 보험계약 내용변경은 정지됩니다. 다만 MG손보는 보험료 수령, 보험금 지급 등 기존 보험계약 유지·관리 업무는 종전과 동일하게 수행하며 기존 MG손보 계약자의 지위도 변함없이 유지됩니다. MG손보 정리작업은 MG손보 보유 보험계약을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에 이전하는 방식으로 추진됩니다. 이 과정에서 보험계약의 복잡성으로 전산통합 등 계약이전 준비까지 1년이상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MG손보 보유 보험계약은 3월말 기준 151만건에 달하며 이 중 90% 가량이 질병, 상해보험 등 조건이 복잡한 장기보험상품으로 구성돼 있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합니다. 계약이전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기존 보험계약 유지·관리가 필요한 만큼 예금보험공사가 가교보험사를 설립하고 한시적으로 보험계약을 가교보험사로 이전·관리하는 방안이 채택된 배경입니다. 금융위는 "가교보험사를 활용한 계약이전은 다른 대안에 비해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1차정리(가교보험사로 이전)를 마무리할 수 있다"며 "계약을 인수해야 하는 보험사들 입장에서도 계약이전을 위한 여러 합의에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계약이전 참여부담이 다소 경감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5대 손해보험사는 MG손보 청·파산이 이뤄질 경우 보험산업 신뢰가 크게 저하되는 등 업계 전반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자율적인 검토과정을 거쳐 계약이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부연했습니다. 가교보험사의 목적은 5개 손보사로 계약이전을 준비하는 것이므로 예금보험공사와 5개 손보사가 가교보험사 임직원 추천, 파견, 경영방침을 공동 결정합니다. 예금보험공사와 손보사들은 이달하순 '공동경영협의회'를 열어 가교보험사 설립·운영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MG손보 정리는 MG손보 보험계약자를 최우선적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추진됩니다. 보험계약자는 개인 121만명, 법인 1만개사입니다. MG손보 보험계약자가 보유한 보험계약은 보장내용, 만기 등 조건변경 없이 가교보험사로 이전되며 5대 손보사로 최종 이전 역시 조건변경 없이 진행되므로 현재 보장내용 등이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금융당국은 강조합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2~3분기 중 가교보험사로 1차 계약이전, 2026년 4분기 중 최종 계약이전이 완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는 "신규영업정지 처분 이후 가교보험사가 정상운영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금융위, 금감원, 예보 등 관계기관 중심으로 MG손보의 업무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가동할 것"이라며 "MG손보 보험계약자들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조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3년 설립된 MG손보는 2018~2022년중 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을 받았지만 이행하지 못했고 그 결과 2022년 4월 금융위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습니다. 금융위는 그간 MG손보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3년동안 영업정지처분을 유예했습니다. 수차례 공개매각 시도에도 적합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매각은 무산됐고 그 사이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 경영상태는 지속적으로 악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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