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Zoom in 줌인

최소 자본금 50억원..“보험업 진입규제 너무 높다”

URL복사

Sunday, September 03, 2017, 12:09:00

생명보험·연금보험 자본금 각각 200억원 필요..손보 최소 자본금도 50억원 달해
보험硏 김석영·오승연 연구위원 “전문보험 회사 활성화 위해 진입규제 낮춰야”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국내에 전문보험회사가 활성화되지 못 하는 주요한 이유가 현행 진입규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소자본금 요건 등의 진입규제가 대기업 기준으로 돼 있어 중소 규모 전문보험회사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슈어테크(InsurTech)의 발전으로 이를 활용한 중소 규모 전문보험회사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 전문보험회사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허가 요건을 비롯한 진입규제 완화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원장 한기정)은 3일 보고서를 통해 ‘전문보험회사 활성화를 위한 진입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는 25개, 손해보험사 31개가 있지만, 전문보험회사는 IBK연금보험과 DAS법률비용보험 등 2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석영·오승연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보험회사들이 모든 보험종목을 판매하고 있어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상품 포트폴리오에 큰 차이가 없다”며 “특정 종목으로 전문성을 갖춘 전문보험회사의 증가는 경쟁을 통해 시장효율성을 제고하고 소비자 후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03년 개정 보험업법에서 ‘보험종목별 허가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 때 허가 대상이 되는 일부 보험종목을 신설하고 단일종목만 영위하는 보험회사의 최소자본금을 규정했다. 

여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보험종목별 최소자본금 요건이다. 생명보험 및 연금보험은 각각 200억원이고 상해보험, 질병보험, 간병보험의 경우 각각 100억원으로 규정됐다. 생명보험업 또는 손해보험업의 모든 종목을 영위하려면 최소 자본금이 300억원이다.

손해보험에서 일부 종목만 취급하는 경우에는 최소자본금이 화재 100억원, 해상 150억원, 자동차 200억원, 보증 300억원, 재보험 300억원, 기타 5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최소자본금 규제는 대기업 기준이기 때문에 소규모 보험회사의 진입이 어렵다는 게 두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실제로 소규모로 여행자보험만 취급하는 보험회사를 설립할 경우 동일하게 상해보험 100억원, 책임보험 100억원 등 합계 200억원의 최소자본금이 요구된다.

해외와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의 최소자본금 규모는 큰 편에 속한다. 국가 간 최소자본금 규모를 1인당 총소득(GNI)의 배수로 비교해 본 결과,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총소득의 1370배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생명보험 143배·손해보험 380배, 독일 69배, 일본 308배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미래에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회사와 연계돼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판매하는 전문보험회사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최소자본금 등의 각종 진입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석영·오승연 연구위원은 “진입규제 중 최소자본금을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시키기보다 기업의 규모 혹은 종목의 특성에 비례해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진입규제 완화는 중소 규모 보험회사들의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만들어 경쟁을 심화시키고 소비자 이익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배너

More 더 읽을거리

정재혁 기자 jjh27@inthenews.co.kr

배너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보험료 냈는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2025.05.11 10:37:57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보험사가 있을까? 2024년 11월을 기준으로 영업 중인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가 22개 손해보험회사가 31개로 총 53개의 보험회사가 있다. 보험회사가 완전히 무너진 사례는 아직 없지만 사실 지급여력 부분에서 건전성을 의심받는 보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M 손보사 사태로 인해 가입자의 불안 및 보험사를 향한 불신의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이용한 일부의 갈아타기 유도 영업이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현장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인생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한 내 보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보험사가 사라진다면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RBC 비율이 있다. Risk-Based Capital, 줄여서 RBC라 부르는 이 지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요구되는 자본 계산 방식으로 쉽게 풀면 '지급여력'을 뜻한다. RBC 지수는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손실 금액(요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당연히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가령 RBC 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이 감독 당국이 제시한 기준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그만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최근 논란이 된 M 손보사의 사태를 되짚어보자면, M 손보사는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경영관리 체제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으나 무산되었고,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자본이 마이너스 184억원이 되어 완전 자본 잠식 사태에 빠졌다. 당시 M 손보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5.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커녕 법정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의 시장 매력도가 크게 하락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매각은 번번이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M 손보사의 노조와 인수 후보 회사 간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에 실패한 M 손보사가 청산이나 파산의 길을 걷게 될 경우 '124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보험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이다. 게다가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지금도 보험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M 손보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어 소비자의 불안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M 손보사에 오랜 기간 보험을 유지해 온 가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장 기대하고 싶은 가능성은 과거 리젠트 화재보험사의 선례처럼 계약이 타 보험사로 이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 계약 이전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끝까지 버티다 보험사가 파산이나 청산의 길을 밟게 되면 당국의 '예금자보호법'에 기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보험 자산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무해지나 저해지 보험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 역시 건전한 보험사를 통해 새로 보장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내게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중도해지의 손해는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가입하게 되면 나의 보험 나이와 병력 유무에 따라 이전보다 높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가장 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피하는 것이 정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험이 정치도 아닌데, 최선이나 차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라고 조언해야 하는 상황이 참 씁쓸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보장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정도는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