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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르노삼성 노조 “이미 정한 생산물량 볼모로 임단협 합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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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30, 2019, 16:04:03

주재정 수석부위원장 인터뷰㊦ “르노는 수익성 높은 부산공장 포기 못할 것”
물량 배정과 임단협은 별개 문제로 봐야..“금속노조 가입은 아직 시기상조”

 

[부산=인더뉴스 박경보 기자] 현재 르노 본사는 임단협 교섭을 속히 타결하지 않으면 수출물량을 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부산공장이 위탁생산하던 닛산 로그의 수출길이 올해부터 막히기 때문에 새로운 수출물량 확보는 부산공장의 최대 과제입니다.

 

부산공장이 생산하는 로그는 연간 10만대에 달하지만 계약은 올해 안에 종료됩니다. 크로스오버 신차인 ‘XM3’의 내수 물량 4만대를 내년 1월부터 생산하더라도, 수출물량 배정이 없다면 6만대가 그대로 날아가는 셈입니다. 이렇게 되면 부산공장은 존립이 위태로워집니다.

 

그런데도 르노삼성 노조는 여전히 사측과 합의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부산공장은 높은 수준의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노동강도 완화 등 요구조건을 받아들이라는 입장인데요.

 

 

인더뉴스와 만난 주재정 르노삼성차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르노는 돈을 잘 벌어들이는 부산공장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동3권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온건한 성향의 조합원들을 독려해 노조의 권리를 지키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 신차 물량 배정은 ‘경영’에 관한 일..노사문제와 별개로 봐야

 

-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조가 일단 사측과 합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회사를 위해 사측과 합의부터 하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경영에 관계된 생산물량 배정과 노동권은 각각 별개로 봐야 합니다. 회사 존립을 좌지우지하는 물량 배정은 임단협 타결과 관계없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생산감소는 이미 2018년 경영설명회 때 노사 모두 인지했던 내용인데, 사측은 이제와서 물량을 볼모 삼아 노조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미 정해진 물량 배정 계획을 사측이 임단협 카드로 쓰고 있단 말인가?

 

“지난해 12월 1일 첫 교섭을 할 때만 해도 르노 회장은 우리에게 신차가 없다고 했지만 최근 서울모터쇼에서 XM3의 국내 출시 계획을 밝혔습니다. 통상 신차를 개발할 때 최소 2년 전부터 투자가 시작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XM3의 생산 계획을 정해놓고도 협상카드로 이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사측은 언론과 조합원들에게 합의하지 않으면 수출물량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습니다.”

 

- 르노가 노사갈등을 이유로 XM3 수출물량을 다른 글로벌 공장에 배정한다면?

 

“7개 차종을 혼류생산 할 수 있는 부산공장은 생산라인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인건비 비중도 적어 어느 차종을 들여와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입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현대차 울산공장과 달리, 6%대의 높은 이익률을 갖고 있는 부산공장에서 내수물량만 생산한다면 르노 입장에서도 손해인 셈입니다.”

 

“특히 사측은 올해 9월 끝난다던 닛산 로그의 생산계약을 돌연 12월로 연장시켰습니다. 이대로라면 내년 5월까지도 생산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노조를 수출물량으로 압박은 해야겠는데 생산성은 좋다보니 사측 입장도 이랬다 저랬다 하는겁니다”

 

- 부산공장의 생산성이 높다고 주장하는데, 경쟁력에 자신 있나?

 

“부산공장은 지난 2016년 하버리포트 평가에서 전세계 148개 공장 가운데 종합 순위 8위에 오른 경쟁력 높은 사업장입니다. 사측은 르노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의 경쟁력이 부산공장보다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얼마나 더 좋다는건지 정확한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XM3의 유럽물량이 바야돌리드 공장에 먼저 배정된다고 하더라도 판매량이 높다면 부산공장에 추가 배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닛산 큐슈 공장의 로그 물량을 부산공장에서 일부 가져온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 르노 본사가 부산공장을 처분할 가능성도 생각해 봤는지?

 

“수금이 잘되는 부산공장은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례처럼 정리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르노의 경영이 어렵다면 부산공장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글로벌 공장부터 폐쇄될 겁니다. 르노가 헐값에 사들인 공장 부지가 현 시세로 약 2조원이 넘는 만큼 향후 부지 매각 가능성은 있지만, 르노삼성은 재무제표나 감사보고서를 따져봐도 수익성엔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실제로 르노삼성차의 내수 판매 순위는 매달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2012년엔 1720억원의 적자를 봤지만, 2016년과 2017년엔 4175억원과 4106억원의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죠.

 

특히 르노삼성차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르노삼성차가 지난 20년간 르노 본사에 차량 부품 매입비, 기술 사용료 등으로 지급한 금액이 12조 2453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르노삼성차를 통해 배당금 파티를 벌이고 있는 르노 본사는 2007년부터 작년까지 총 배당금 9287억원 가운데 7429억원을 쓸어갔습니다.

 

 

◇ 노조의 약한 결속력 강화해 열약한 근무환경 개선

 

- 장기 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높은 것으로 안다.

 

“파업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장기 파업이 지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최초 파업률은 90%를 넘겼지만 현재는 6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사측이 조합원들에게 매일 10분간 교육했던 것이 파업률 저하의 큰 배경입니다.”

 

”파업으로 회사에 위기가 온다는 사측의 말에 순진하고 젊은 조합원들이 우려를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조합원들의 평균 연령은 41세밖에 되지 않아 자동차 공장 치고는 상당히 젊은 편입니다.“

 

“르노삼성이나 한국지엠 같은 외투기업들은 현지공장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갈지만 생각할 뿐,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습니다. 회사는 말로만 좋게 요구해서 들어주지 않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회사와 맞붙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집행부를 믿고 따라와준다면 원하는 바를 쟁취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 노조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금속노조 가입을 생각해 본 적은 없나?

 

“완성차 5개사 가운데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이 아닙니다.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에 39명이 가입돼 있긴 하지만 소수노조이기 때문에 기업노조가 대표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집행부가 금속노조 가입을 공약으로 내건 것은 사실이지만,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회사에 바라는 점과 향후 계획이 있다면?

 

“현재 노사간 신뢰가 없기 때문에 사측에 투명한 경영을 요구합니다. 공장 담벼락에 빨간색 플랜카드를 내걸고 농성 천막을 치는 일은 우리 정서와 맞지 않습니다. ”

 

“다만 단협 조항의 ‘협의’를 합의로 바꿔 회사가 노조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앞으로 조합원 교육 등을 통해 결속력을 다지고, 노조다운 노조를 만들어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노사는 ‘셧다운’ 이후 다음달 2일 만나 교섭을 재개합니다. 지난 19일 이후부터 더이상 파업에 나서지 않고 있는 노조는 최근 집중 교섭에서 사측과 일부 합의점을 찾은 모양입니다. 하루 빨리 임단협이 타결돼 침체에 빠진 부산 지역경제가 한시름 덜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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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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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 원칙과 세부 작성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밸류업 당사자로 새로운 형태의 공시라는 숙제를 받아든 상장기업에 길라잡이를 제시해 이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적극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기업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배구조'를 한국증시 주요 저평가 요인중 하나로 지목하고 개선방안 공시를 권고하면서 일선 기업들의 수용성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위원회는 2일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흐름도를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기업개요'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이 그 자체로 기업에 대한 완결성 있는 보고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업종, 주요 제품·서비스, 연혁, 재무상태 등 기본적인 정보를 기재합니다. '현황진단'은 기업의 사업현황에 대해 시장환경·경쟁우위요소·리스크 등을 입체적으로 진단하고 다양한 재무·비재무 지표 중 중장기적인 가치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지표를 선정·분석하는 단계입니다. 주요 재무지표는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이익비율) 등 시장평가 ▲ROE(자기자본이익률), ROIC(투하자본이익률), COE(주주자본비용), WACC(가중평균자본비용) 등 자본효율성 ▲배당(금액·성향·수익률), 자사주(보유분·신규취득·소각내역), TSR(총주주수익률) 등 주주환원 ▲매출액·영업이익·자산 증가율 등 성장성 ▲자산 포트폴리오(영업·비영업자산), FCF(잉여현금흐름), 부채비율 등 기타로 분류해 다각적인 지표를 예로 제시했습니다. 비재무지표는 지배구조 관련 일반주주 권익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을 위한 여러 요소를 기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항목 및 기관투자자 등 시장참여자가 주목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합니다. 가령 상장기업이 성장성 높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분할자회사를 상장하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이슈가 있다면 기업은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보호·증진하는 계획을 설명하거나 물적분할 후 분할자회사를 비상장 완전자회사로 유지하는 계획을 밝히는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쪼개기 상장'은 핵심사업부를 자회사로 쪼개 신규상장하면서 모회사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또 다른 예로 상장기업 지배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이슈가 있는 경우 상장기업과 비상장 개인회사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확한 사실관계와 향후 계획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통한 감사 독립성 강화도 좋은 예시로 기업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밝힐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목표설정'에서는 일시적·임시방편적 개선이 아닌 중장기 목표를 제시합니다. 중장기적 사업전략없이 단기적인 주가부양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계량화된 수치로 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정성적인 서술 또는 구간제시 등 다양한 방법의 목표설정도 가능합니다. '계획수립'에서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며 사업부문별 투자, R&D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배당 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처분 등 다양한 사업전략적·재무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은 연 1회 공시 사이에 어떤 노력을 이행했는지 잘된 점과 보완 필요사항을 기재(이행평가)하고 주주·시장참여자 의견이 경영에 반영될 수 있는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쌍방향 '소통'을 확대합니다. 상장사 이사회는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적절히 수립·이행하는지 감독하고 필요하다면 이사회 보고, 심의 또는 의결을 거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금융위는 강조합니다. 공시는 연 1회 등 주기적 공시와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공시 병행이 권장되며 예고공시도 가능합니다. 이번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중으로 확정·발표될 예정입니다. 이후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공시를 시작합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기업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며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유관기관은 밸류업 세제 지원방안 마련·발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우수기업 표창 등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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