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올 상반기 유통업계 최대 관심사로 꼽혔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경쟁을 펼치게 됐습니다. 이베이코리아가 누구 품에 안기느냐에 따라 이커머스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롯데와 신세계 모두 이번 인수전에서 정면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진행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서 롯데쇼핑과 이마트(신세계그룹)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고 참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마트는 네이버와 손잡고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말까지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11번가 모회사 SK텔레콤은 불참을 공식화했습니다. SK텔레콤은 인수를 고려하는 과정에서 11번가와 시너지가 미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아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에서 G마켓·옥션·G9 등을 운영하는 업체로 지난해 거래액(GMV)은 네이버(26조8000억원), 쿠팡(20조9000억원)에 이은 20조원 규모입니다. 특히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형식인 ‘오픈마켓’ 사업에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온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점도 인수전에 불을 붙인 요인입니다. 지난해 매출은 물건을 팔 때 생기는 수수료 기준 1조300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85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약 20년간 국내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고객 데이터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확보하게 될 풍부한 정보기술(IT) 개발인력도 매력입니다.
국내 오픈마켓 강자인 데다 시장 지배력이 적지 않은 만큼 인수전에 참여한 롯데와 신세계는 경쟁사가 이베이코리아를 품는 것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롯데온과 SSG닷컴은 각각 거래액 7조6000억원, 3조9000억원을 기록해 둘 중 이베이코리아를 차지하는 업체가 단숨에 국내 선두로 뛰어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수조원에 달하고 인수 이후에도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게다가 흑자를 내오고 있음에도 최근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중개형 오픈마켓 사업이라 업계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배송 분야에 자체 인프라가 없다는 부분도 약점으로 꼽힙니다.
신세계는 지난 3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을 필두로 이커머스 분야에서 협력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에도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M&A 시장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강희태 대표가 직접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이 있다”고 밝힌 만큼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롯데온 수장으로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낸 나영호 대표를 앉힌 것을 두고 인수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본입찰 마감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음주 이베이 본사 이사회가 열릴 예정으로 알려져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될 여지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