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한낮 기온이 영상 30도를 넘은 날, 위아래로 위생복을 입고 작업장에 들어서자 켈리 병들이 긴 라인을 따라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주류 성수기를 맞은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내부는 호박색으로 가득했습니다.
지난 20일 찾은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서울에서 2시간 거리인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에 위치했습니다. 총대지는 52만8925m²(약 16만평) 규모로 연간 최대 50만kl(킬로리터)의 맥주 생산이 가능합니다. 산술적으로 하루 최대 17만 케이스(1케이스=1만리터), 즉 340만병(500㎖ 기준)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강원공장은 맥주 생산뿐 아니라 공장 견학도 진행합니다. 하이트진로는 1999년 견학관 '하이트피아'를 설립하고 소비자들에게 맥주 제조 공정 및 친환경 활동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년 약 2만명이 방문했으나 현재는 일반인 대상 공장 견학은 중단한 상태입니다.
하이트진로 맥주는 병과 알루미늄 캔, 생맥주용 업소용기, 페트병 등 용기에 따라 공정이 나뉩니다. 그중 가장 많이 쓰이는 용기는 병입니다. 수집된 병은 자동화 설비를 따라 1분에 1000병씩 선별기를 통과하고 합격 판정을 받은 병들은 세척과 살균을 거쳐 맥주 주입 공정으로 이동합니다.
이날 생산라인에서는 켈리 병맥주 제조 공정의 일부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병을 세척하는 세병 구역과 제품사입 및 포장자재를 분석하는 품질관리부서, 상표기를 순차적으로 지나는 동안 호박색 병에 담긴 켈리는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라인 위를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이택인 품질관리팀장은 "출시 초기라 켈리 생산이 많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로 생산에서는 테라와 켈리의 비율을 7대 3 정도로 보고 있다며 "켈리의 생산량은 계속 늘고 있고 전체 맥주 생산 비율에 따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생산량이 부족하진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4월에 출시된 신제품 켈리의 초반 돌풍이 거셉니다. 출시 36일 만에 100만병 판매로 업계 최단 기간 기록을 세운 데 이어 99일 만에 1억병이 팔렸습니다. 초당 11.7개 팔린 셈입니다. 편의점에서는 아직이지만 일부 대형마트에서 오비맥주 카스 점유율(M/S)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공장 견학 코스는 영상관 내 홍보영상 시청을 시작으로 맥주 제조 공정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후 전 세계 맥주 역사관, 하이트진로 홍보관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견학 종료 후에는 갓 생산된 맥주를 맛볼 수 있으며 이날은 최근 축제 등에 선보인 켈리 생맥주 시음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강원공장 관계자는 "강원공장에는 모두 108개의 저장 탱크가 있는데 저장 탱크 한 대의 저장 용량은 60만 리터로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10병씩 마신다고 할 때 33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라며 "저장 일수가 4일 정도인 유럽과 달리 국내는 최소 20일 이상 발효·저장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강원공장은 동양 최대의 규모와 설비를 갖춘 맥주 생산 시설로 연간 약 6500만 케이스의 맥주 CAPA(생산능력)을 보유했습니다. 실제로는 월간 기준 340만 케이스, 연간으로 약 4080만 케이스의 맥주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연간 최대 CAPA의 약 63% 수준입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대 CAPA와 실제 생산량 차이에 대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를 예측해 생산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실제 생산량과 최대 생산 가능 물량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52시간 근무제 등도 전체 CAPA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켈리 출시 이후 맥주부문 판매가 33% 증가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기존 대표 맥주인 테라와의 카니발라이제이션(잠식) 우려를 잠재웠다는 판단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를 출시할 때부터 테라와의 연합작전 전략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맥주 제조 공정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는 온도와 시간, 효모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와 테라를 만드는 온도와 시간이 다르고 맥아 지역 등 사용하는 원료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점을 공정의 차이로 꼽았습니다. 추출하는 온도와 시간이 달라 맛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켈리 350㎖ 캔을 대형마트에 한정 출시하고 전주 가맥축제,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 축제 등 전국 맥주 축제에 참여하며 여름 마케팅을 본격화했습니다. 켈리 생맥주와 소병 제품군 출시를 앞당기고 휴양지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 접점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김태영 주류개발팀장은 "시장에서 켈리 수요가 많아지면 그에 맞춰 생산을 검토하는 게 맞다. 아직까지 맥스 생맥주를 생산하고 있고 켈리도 초반이라 생맥주 생산량을 많이 늘리지 않고 있다"며 "전사 차원에서 목표를 세우고 생산에서는 요청하는 만큼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